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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11 쿠알라룸푸르 시내 적응하기

 

9월 10일. 일요일이다. 평일에 비해 시내가 한산할 것 같다. 다른 일은 만사 제쳐놓고 시내에 나갔다. ‘9월 정기권’을 이용해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맘껏 탔다. 관광청과 호텔, 그리고 직접 구매한 각종 지도를 통해 시내의 대충의 윤곽을 파악했다. 그리고 버스가 제공하는 환상투어를 통해 각 건물들의 이미지를 머리 속에 심었다. KLCC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어느 정도 방향감각이 잡힐 정도였다. 물론 그곳에서 만난 한국인들 표정과 제스처도 함께 잡혔다. 특유의 자신감 있는 표정과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관광객들은 자신들이 한국인임을 불현중 드러낸다.


30분 이상 버스에 앉아있으면, 새로 도입된 Rapidkl은 차라리 하나의 거대한 냉동고로 여겨진다. 냉방병이 걸릴 정도로 몸의 느낌이 달라진다. 그럴 때마다 버스에서 잠시 내린다. 몸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열대의 뜨거운 공기를 접하느니 것은 흡사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찾는 기분이었다. 잠시 머무는 관광객들도 2링깃의 돈으로 이만한 편의를 제공하는 Rapidkl 버스를 타는 것도 손해는 아닐 성싶다. 열대지방인 말레이시아는 냉방관련 기술만큼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 택시와 자가용을 타도 냉방 시설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처럼 겨울과 여름이 없어 기계가 제 온도를 잊어버릴 염려가 없으니 나타나는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별로 좋지 않은 경험 하나. 버스에 앉아있으니, 낯설지 않은 한국말이 들려온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두 명의 한국 여학생이 쓰는 말투는 낯설었다. 그 어투가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건조하고 막된 말들이었다. 어린 학생들이 외국에서 그런 말을 거리낌 없이 쓰고 있는 모습은 외국의 한국인을 우울하게 만든다. balipark


<박종현 기자의 Truly Asia, 말레이시아-merdeka.itviewpoi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