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특징적인 현상이 발견된다. 국적기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과 복수의 국적기가 취항하고 있는 시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소비자와 수요자 중심의 가격 구조와 서비스 체제가 자리를 잡은 것은 아무래도 과점시장이 무너진 지역이다.
국적기가 아닌 외항사의 영향도 만만치 않지만, 아무래도 국적기끼리의 경쟁이 소비자에게 주는 잉여가 크다.
국적기로는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의 비행기 티켓값은 복수의 국적기가 취항하는 베트남과 태국의 비행기 티켓값에 비해 비싸도 너무 비싸다.
비행 거리를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무작정 경쟁체제를 지지할 수는 없지만, 경쟁이 주는 미덕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말레이시아 하늘길에서는 싱가포르나 태국 방콕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항공사가 치열하게 경쟁한다.
싱가포르항공과 타이에어 등 아시아권의 항공사는 물론 네덜란드항공(KLM) 등 전세계의 항공사들이 고객을 실어나른다.
이 나라 국적기끼리 경쟁도 날카롭다.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던 말레이시아항공(MAS)이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AirAsia) 등장으로 고전하고 있다.
경쟁이 강화되자 MAS는 수년 전 본사를 팔아치우고,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 1만9000명의 MAS가 4500명인 에어아시아에 비해 우월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보기도 힘들다.
다행히 MAS는 위기를 극복에 힘을 쏟으며 고객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에어버스 A380 수퍼점보 6대와 에어버스 A330급 25대, 보잉 737급 45대를 구매하기로 한 게 단적인 예이다.
특히 A380은 더블데커 수퍼점보로 최고급 비행기이다.
신형 여행기는 보다 많은 고객에게 점수를 얻고, 비행연료를 줄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대가 MAS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MAS 옆에는 에어아시아가 있다.
10년 전에는 경쟁 상대 자체가 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상대다.
에어아시아와 자매사 에어아시아X는 7월 현재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등을 중심으로 세계 89곳의 도시를 취항지로 삼고 있다.
64년 역사를 지닌 MAS의 취항지 110곳에 미치지 못하지만, 10년의 성과치고는 대단한 게 사실이다.
이 지역 고객들에게 더 좋은 소식은 있다.
또 다른 저가항공인 젯스타 아시아가 있고, 싱가포르항공도 중장거리를 기반으로 한 저가항공기를 올해 안에 띄울 예정이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merdek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