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실시된 12대 총선에서 크게 약진했던 야당 세력들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페락 주정부 요인들

개혁적 성향인 민주행동당(DAP)은 이슬람 의식으로 치러질 페락의 주 정부 출범식에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락 주 정부의 주지사로 이슬람당인 PAS 출신이 지명된 불만 때문이지요. 민족과 종교 등의 지지기반이 달라 애초부터 균열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생각보다 빨리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앞서 PAS가 모하메드 니자르(Mohammad Nizar)를 페락 주지사로 지명하자, 중국계가 중심인 DAP는 당혹감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DAP는 페락에서 가장 많은 의석 수를 냈지만 주지사를 지명할 수 없었습니다. 주지사는 무슬림이어야 한다는 페락 주의 법조항을 따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페락의 술탄이 법 조항을 규정하거나 DAP에 우선권을 주지 않고, PAS 출신 의원을 주지사로 임명하자 DAP가 크게 당황한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페락의 총 의석은 59석, 이중 야당은 31석을 얻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DAP는 18석을 얻었고, PKR과 PAS는 각기 7석과 6석을 얻었습니다.세 당 중 가장 세가 약한 당에서 주지사를 맡은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DAP와 PAS, 인민정의당(PKR)이 여당 연립 국민전선(BN)에 맞서 전에 없는 성과를 올렸지만, 연방 의회 의석은 전체 222석 중에 82석에 불과합니다.


DAP가 페락의 주지사로 내심 염두에 둔 사람은 자기 당의 응에 쿠 함(Ngeh Koo Ham)이나 PKR의 자말루딘 모하메드 라드지(Jamaluddin Mohammad Radzi) 의원이었다고 합니다. DAP의 반응에 까마루딘 자파르(Kamaruddin Jaafar) PAS 사무총장은 당황해 하는 기색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야당의 협력체제에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전의 경험 때문에 PAS의 이슬람 색채에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는 DAP 처지에서는 황당할 만도 합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당, Merdeka http://merdeka.kr


여당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말레이시아 정국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투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요. 선거 결과가 알려진 10일부터 이틀 동안 주식 시장이 요동친 것은 이를 잘 반영하지요. 물질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나약한 존재인가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의지가 약해질 게 뻔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 환경이 그리 어둡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입니다. PAS와 DAP, KPR로 이뤄진 말레이시아 야 3당은 각종 공공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할 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라고 무조건 반대를 할 수도 없습니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할 게 다분하지만 무작정 공공사업의 진척을 방해할 수도 없는 노릇일 것입니다.


여당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자 3250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사업들의 공사가 늦어질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커진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경제발전도 더뎌지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말레이우대정책의 변화 가능성입니다. DAP 등은 말레이우대정책의 철폐를 주장하고 있으나 향우 전개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Merdeka http://merdek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