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득한 의석의 숫자는 그나마 다행이었네요. 지지율은 역대 최악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연립 여당은 얻은 제 12대 총선 결과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790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연립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51%에 불과했다는 외신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총 의석 22석 중 140석을 획득해 63%의 의석점유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지지율은 더욱 낮은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국민대학(UKM)의 아구스 유소프(Agus Yusoff) 교수는 “연립 여당의 지지율은 의석 점유율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다”며 이반된 민심의 현주소를 설명했습니다.


인구 밀도가 약한 보르네오 섬에서는 지지율이 좀 더 높게 나왔으나, 말레이 반도에서 연립 여당이 획득한 지지율은 49.8%에 불과했습니다. 야당은 오랫동안 지지율과 의석 점유율의 괴리가 심하다며 잘못된 지역구 구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당은 이를 반대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행정 수도인 푸트라자야와 주변 지역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푸트라자야와 인근 지역인 세푸테의 유권자의 숫자는 각기 5000명과 7만6000명에 이르지만 할당된 국회의원 숫자는 1명으로 동일합니다. 특히 세푸테는 야당인 민주행동당(DAP)가 승리한 지역으로 여당으로는 원래부터 지지를 기대하지 않았던 지역구입니다.


그러나 연립 여당은 그동안 지지율에 비해 과도한 의석을 할당받아온 게 사실입니다. 2004년 총선에서도 219석의 91%를 획득했지만 지지율은 64%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은 11대의 19석에 비해 크게 늘어난 82석을 획득했으며, 전체 13개 주 의회 중 5개 주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특히 경제발전 지역이면서 민도가 높은 슬랑오르와 페낭에서 승리한 것은 의미가 더욱 큽니다. 특히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 연립 여당은 38%의 지지율만 기록했습니다.


일부 여론 조사에 의하면 연립 여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국계로부터 35%의 지지만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도계로부터는 47%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연립 여당이 각 민족 집단으로부터 받은 지지율 65%와 82%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이에 비해 무슬림들은 지난 총선에서 63%의 여당 지지율을 보였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58%의 지지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립 여당이 개헌 가능 의석인 2/3 의석 획득에 실패함에 따라 과거 여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사법 부문과 종교 부문에 대한 정책 시행에 한계를 가지게 됐습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Merdeka http://merdeka.kr



총선을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압둘라 바다위 총리도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섰습니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가 1일 무슬림 세력이 강한 북부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합니다. 지난해 9월 반정부 시위로 홍역을 치른 뜨렝가누 주를 향한 것이지요.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군중은 2만 명 수준이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뜨렝가누와 끄다, 끌란딴 등은 압둘라 정권이 완벽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놓쳐서는 안 되는 지역들입니다. 무슬림세가 강한 것을 인정한 듯, 압둘라 총리는 뜨렝가누를 방문해서 “이슬람은 발전을 위한 종교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압둘라 총리는 이어 “뜨렝가누 유권자들이 지역 발전을 원한다는 것을 안다.”며 “BN은 다음 5년 동안 지역 발전에 적극 나설 것이다”고 약속했습니다. 야당인 PAS의 강한 이슬람 색채를 비판한 것이지요.


바다위 총리는 여당 연합인 국민전선(BN)이 PAS보다 월등이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004년까지 뜨렝가누 지방 정부를 통치한 PAS가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지 못했다는 설명이기도 합니다.


여당연합인 BN이 독립 이후 연방정부를 장악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 정부 모두를 장악한 것은 아닙니다. 뜨렝가누와 끌라딴 등은 최근 18년 동안 PAS의 아성이었습니다. 이슬람 국가를 만들겠다는 PAS의 공약과 발전이 중요하다는 BN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지요. 이 지역 유권자들은 고민에 빠져있을 것입니다.


압둘라 총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왜 PAS는 발전을 원하지 않는가? PAS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 그들은 BN을 부러워할 뿐이다.” 발전과 국가통합을 위해서 북부 지역도 BN에 표를 달라는 요청입니다. 이번에도 여전히 북부지역의 투표 결과는 말레이시아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지형을 드러내는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페낭 섬, 페낭 힐의 선거 홍보물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merdeka.kr


 

인종과 종교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나라들은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물질이 국가 내부에 내재해 있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옛 소련과 옛 유고연방이 그랬고, 지금도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종교 문제로 국가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군사정부 시절 이념문제와 노사문제 등을 철저히 억눌렀지만 이후 국민적 저항으로 사회가 변혁됐듯이, 갈등요인은 언제나 터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통치권자나 위정자들은 이 문제점들을 가능한 한 수면 아래에 두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인종과 종교에 관한 사안은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1969년 5월 13일 인종폭동을 경험한 이래 비교적 인종 갈등이 노골화되지는 않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위험요인이 잠복돼 있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마침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수상이 8월 27일 종교와 인종 등 민감한 문제는 제기하지 않는 게 국민 모두에게 이롭다고 재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바다위 수상은 말레이중국인협회(MCA) 연례 모임 개막 인사말에서 이와 같은 문제들을 제기해보았자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내각을 이끄는 당사자로서 지당한 말이겠지요. 말레이시아 여당 조직의 핵심인 국민전선(BN․Barisan Nasional)의 의장이기도 한 압둘라 수상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이런 민감한 문제는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였네요. 선진국들도 이런 어려움은 다 갖고 있다고요. 그러면서 실례를 든 나라가 미국입니다. 심지어 미국도 종교와 인종 문제는 갖고 있다고 말입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말이지만, 그만큼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와 인종문제가 민감한 사안이라는 반증도 될 것입니다. bali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