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팜오일 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2월 마지막 날인 29일 드디어 톤당 가격이 4000 링깃을 넘어섰습니다. 사상 최초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당분간 팜오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세계 팜오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팜오일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말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들리고 있습니다. 팜오일의 다양한 쓰임새와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한국 기업들도 팜오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물투자 방식도 선호하고 있으며, 농장 매입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있는 상황입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merdeka.kr.


'만능 식물' 팜 나무 농장을 가다
말레이시아 경제의 중심, '팜' 재배 현장 둘러보니…
/ 팜나무 열매/
이렇게 정리하자. 말레이시아와 전 세계에서는 중요성을 알지만,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말레이시아 언론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팜오일에 관한 이야기다.

주가지수와 환율을 전하듯 외신은 매일 팜오일의 시장 가격을 상세히 알린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팜오일 물량의 50% 이상을 공급한다. 지난해 수출액만도 318억 링깃(약 8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팜 나무 재배 면적은 전년도에 비해 2.8%에 상당하는 400만 헥타아르가 늘었다. 버릴 부분이 전혀 없다는 이 열대 식물에 대해 탐색하는 것도 좋을 듯 했다. 그러다가 마침 시간이 났다. 팜 나무 플랜테이션 사업이 왕성하게 펼쳐지는 보르네오 섬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보르네오 섬 동쪽 끝 농장

이른 아침 쿠알라룸푸르의 저가항공 전용 터미널에서 에어아시아를 탔다. 에어아시아 탑승은 복잡한 수속 절차가 없어 편리하다. 비행기가 제 시간에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2시간 30분 넘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말레이 반도에서 서쪽으로 비행기가 날자, 푸른 바다와 밀림이 1시간 간격을 두고 눈에 들어왔다. 보르네오 섬으로 알려진 사바 주 동쪽 끝 조그만 소도시 ‘따와우’에 에어아시아는 가뿐히 내렸다.

그리고 여객기는 30분도 채 쉬지 못하고 출발했던 쿠알라룸푸르로 되돌아갔다. 하루에 다섯 번 이상씩 저가항공기를 띄우려면 승무원들이 서두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지인의 안내로 수천만 평이 넘는 팜 나무 농장을 찾았다. 팜 나무들이 사열현장의 군인들처럼 질서정연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위 사진 참조) 방금 전 비행기에서 본 구름 아래 펼쳐진 바다 같았다.

노동자들은 주로 인도네시아 출신들로, 이들은 농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아침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드러난 광대뼈의 색깔만큼이나 마음이 그을려 있을 노동자들의 뒤편으로 팜 농장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는 30년을 사는 팜 나무의 인생이 녹아있었다. 흡사 인간의 인생항로로 비슷해 보였다.

팜나무는 묘목 상태에서 3개월을 보호 속에서 자란 뒤, 좀 더 넓은 비닐로 옮겨져 1년 가까이 자라면 농장으로 옮겨진다. 팜 나무를 심는데도 원칙은 있다. 팜 나무는 1 헥타아르에 135 그루만 심어야 한다. 한 그루의 팜 나무가 가지를 뻗고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30평 정도의 공간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팜 나무는 대략 수령 3년이 지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이후 근 25년 동안 열매를 맺으며 왕성한 생산력을 자랑한다.

30년 가까이 열매 수확 가능해 농장 지속적으로 확대돼

20kg이나 되는 열매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등 다양한 용도로 가공이 가능한 팜오일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탐스럽기까지 한 탐오일을 공장(위 사진)에서 고온 처리해 원액을 만든 뒤, 이를 가공하면 식용유가 된다. 메탄올과 첨가제를 넣어 가공하면 바디오 디젤이 만들어진다.

벌목 뒤에 조성되는 팜 나무 농장은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등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팜오일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석유를 대체하는 산업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업이다. 식물성유지 작물 중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팜 오일 위원회’(MPOB)는 “세계 각지의 식물서유지 재배 농지 중 팜 나무 농장의 면적은 4.8%이지만, 전체 식물성유지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를 넘는다”며 팜 나무의 탁월한 생산성을 강조한다.

5년이 안 돼 초기 투자비용이 다 회수되기 때문에 임야를 소유하고 있는 현지인들은 기존의 나무들을 없애고 팜 나무를 심는다. 물론 그 배경에는 대체 연료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팜오일의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일대에 한국산 화학비료를 수출하는 김종화 에버켐 사장은 “팜 나무는 한번 심어두면 25년 이상 수확이 가능해, 팜 나무 플랜테이션은 경제성이 있는 사업이다”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팜 나무 농장을 ‘눈에 보이는 오일 공장’으로 여겨 이 사업에 푹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확실치 않는 곳에서 원유 시추선으로 자원 개발을 시도하곤 하는 우리의 처지에서는 부러운 점에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오랑우탄이 숨쉴 곳을 빼앗긴다’는 비정부기구 회원들의 항의는 되돌아오지 않은 메아리일 뿐이다. 식재만 하면 한 세대에 걸쳐 부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마다할 현지인들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쿠알라룸푸르=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2006년 외국인 근로자 47만명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비교적 잘 사는 나라이다. 한국에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가 40만 가까이 되듯이, 말레이시아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언어가 같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네시아 출신 근로자가 그 중 제일 많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공장 인부는 물론 가정부, 택시 운전사 등 많은 직업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만난 택시 운전사는 “말레이시아에서 15년 가까이 살았는데, 아마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는 멈출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그만큼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이 많이 들어와 일한다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영어가 통하는 필리핀 사람, 서남아시아의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많은 나라에서 근로자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다. 시내의 콘도미니엄, 어학원 등 국영기관이 아닌 곳의 수위들은 죄다 네팔 등에서 온 외국인으로 채워진 것처럼 보인다.


인도네시아 출신 근로자 33만명
말레이시아 정부 발표 자료에서는, 공식적으로 47만3081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3000만이 안 되는 나라에서 47만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많은 숫자임에 분명하다. 특히 팜오일과 고무농장 코코아 농장 플랜테이션 분야의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 근로자들의 수를 이미 앞질렀다. 이 분야의 말레이시아 근로자는 30만 정도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분야에서 거둬들인 수입의 35%가 외국인 근로자의 월급과 체류 비용 지급으로 들어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통계에 의하면 47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 중 인도네시아와 인도 출신 근로자는 각각 33만2815명, 2만7273이고 이어 필리핀, 네팔 출신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