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최근 발표한 ‘2009년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CPI)’ 지수에 말레이시아도 아파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부패인식지수(CPI·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기업인 등 전문가들이 바라본 한 나라의 공공부문 부패 정도를 나타낸다. 0∼10점으로 나표현된다. 올해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10점 만점에 5.5점이었다. 0은 무결점, 10점은 최고의 부패지수다. 지난해의 5.6점보다 0.1점 하락했고, 순위는 전체 180개국 중 40위에서 39위로 조금 올랐다. 브루나이, 오만 등이 한국과 함께 39위에 이름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한국으로서는 만족할 상황이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56위였다. 지난해 47위보다 미끄러졌다. 몇 해 전 한국보다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한참 뒤쳐졌다. 말레이시아 여야 입씨름도 심하다. 야당은 “국가적 수치”라며 날을 세웠다. 부패와 전쟁을 선언한 나집 라작 총리의 횡보가 말장난이며, 표를 얻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길거리의 경찰관에서 현금을 제공하는 게 예사고, 공사 계약 건에 천문학적인 리베이트가 오간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있다. 그나마 나집 라작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65%이지만, 정부의 반부패전쟁과 권력남용에 대해서는 74%의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전문가 집단의 우려는 더 심했다.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 이번에 순위가 미끄러진 나라는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유일했다. 아세안의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처지에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부패의 상징국가와도 같았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26위에서 올해 111위로 상승했다. 말레이시아로서는 부러운 대목이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안정적인 통치기반을 확보하면서 반부패 전쟁이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현지 칼럼리스트는 한때는 한국보다도 순위가 높았는데, 이제는 비교할 수도 없다며 말레이시아 상황을 비판했다.


그도 그럴게, 올해 순위는 1995년 23위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자연히 경고음을 내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이미지 실추와 외국인 투자 감소를 우려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여당이 전문가 집단은 물론 일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실천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은 그래서 나온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www.merdeka.kr



팜 오일 하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다.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환경주의자들을 비롯한 반대편의 비판도 거세다.


팜 오일 값이 크게 상승하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팜 오일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모양이다. 팜 오일 플랜테이션 농장 개척 때문에 발생하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 유발에 대한 비판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의 비판은 열대림이 벌목으로 오랑우탄의 거주지가 사라지고, 벌목으로 공기가 오염되는 등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확한 팜 오일 열매가 정제 공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팜 오일에 대한 수요를 줄이려는 유럽과 미국 등의 경쟁자들의 내놓는 비판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팜 오일은 법적으로 허가된 곳에서만 재배된다고 반박한다.


팜 오일 심는 인도네시아인

하지만 환경론자들은 원시림 파괴로 플랜테이션이 가능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게 바로 환경 재앙이라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정책을 다시 비판한다. 팜 오일 값이 상승할수록 플랜테이션 농장 수요는 늘어날 것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원시림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 피해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게 환경론자들의 주장이다. 오랑우탄의 수가 줄어드는 게 단적인 예이다.

오랑우탄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자리한 보르네오 섬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다. 오랑우탄은 보르네오 섬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각기 4만1000 마리와 750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급격하게 그 수가 줄어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환경주의자들은 현재 수준으로 팜 오일 플랜테이션 농장이 개발된다면 향후 12년 이내에 오랑우탄이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말레이시아 팜 오일 협회인 MPOC는 환경 파괴 비난을 피하며 정부 입장을 옹호한다.


“모든 나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서 30% 정도의 밀림을 개간할 권리가 있다. 말레이시아 땅의 60%가 산간 밀림지대이고, 19% 지역만이 농업지역이다. 팜 오일 농사를 좀 짓겠다는 데 무엇이 잘못인가?”


“영국은 자신들의 땅 70% 지역을 농사용으로 개발했다. 12%만 산간 밀림으로 남겨뒀다는 게 기록으로 확인된다. 영국에 대해서는 누구도 현 상황을 개선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업용 땅에 다시 나무를 심으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열대림을 개간해 만든 팜 오일 농장


천연연로에다가 화장품, 식용 원료로 인기를 끌면서 팜 오일 값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상승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팜 오일의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 국가이다. 두 나라의 세계 시장 공급 비율은 85%이며, 2007년을 기점으로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생산국가로 등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레이시아는 141억 달러가 넘는 팜 오일을 수출했으며 이는 2006년에 비해 42% 증가한 것이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 157억 달러 이상의 팜 오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www.merdeka.kr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그동안 여행을 했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제대로 포스팅을 못 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장기 집권했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네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방송은 물론 세계 많은 언론이 연일 이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인도네시아를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소식에 언론들이 다양한 회고 기사도 전하고 있습니다.


20세기를 호령했던 3명의 동남아 정객들

그 중에 눈에 띄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어제(13일)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가 병문안을 했다는 겁니다. 오늘은 이웃 국가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가 자카르타로 병문안을 갔다는 소식입니다. 각각 대통령과 총리로 재임하면서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터여서, 마하티르 전 총리로서는 안타까움이 더 했나 봅니다. 양국의 최고통치자로 서로 집권 기간이 겹친 시기만도 15년 이상이었으니, 만감이 더욱 겹쳤을 테지요.

브루나이 국왕과 마하티르 전 총리의 병문안을 다룬 현지 언론


하기야 15년도 리콴유 전 총리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통치자로서 공유했던 기간에는 못 미치네요. 두 사람의 집권 공유 시기는 25년 이상이었으니 더 오래 겹치는군요.

옛 생각에 눈물 흘린 최고통치자들
방송에 따르면, 병실에 들어선 마하티르 전 총리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귀에 대고 말을 걸고 손을 흔들었다고 하는군요. 수하르토가 눈을 뜨자 두 사람은 소리 내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수하르토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의식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눈물과 함께 동남아를 호령했던 두 거인의 시대가 저물어간 게지요. 마하티르가 병실을 나선 뒤, 수하르토에게는 진정제가 투여됐다는군요.


80대인 세 명의 노 정치인. 한 명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두 명은 196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까지 절대 권력자로 자국을 통치했던 정객들이지요. 자카르타 병실에 모인 노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여러 생각을 했을 이들이 제법 많았을 것 같군요.


그러고 보니 마하티르도 심장질환으로 몇 번 국립병원을 찾았었지요. 인생무상입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www.merdeka.kr



2003년 가을부터 한국 경제계와 출판계에 ‘아침형 인간’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었다. 신규 출판사의 첫 책 ‘아침형 인간’이 대박을 터뜨리자, 아류들이 쏟아졌다. 분위기에 휩싸인 경영자들은 아침형 인간을 부르짖었다. 그 여파로 애매한 저녁형 인간들만 곤욕을 치렀다.


자발적인 아침형 인간이야 상관없지만, 기업의 이익이나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재생산되는 아침형 인간에 관한 열풍은 왠지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그 때문인지 아침형 인간을 좋아하는 중간 관리자는 경영진에 아첨하는 아첨형 인간이라는 이야기마저 있었다. 물론 자발적이라면 그러한 아침형 인간은 축복받을 일일 것이다.


난데없이 아침형 인간을 끄집어 낸 것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접하면서 든 생각 때문이다. 이들이야말로 체질화된 아침형 인간이었다. 하루 다섯 차례 기도하는 무슬림들은 참 부지런하다. 새벽 기도를 위해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일상화됐다. 하기야 밤 무렵 ‘부어라마셔라’하며 들이키는 ‘알코올 시간’도 없으니 새벽 기상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아침을 알리는 닭소리도 들리지 않는 시간에 모여서 기도를 올리는 것은 ‘부지런함’과 ‘아침 체질’이라는 것 말고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이제는 모스크 근처에 울려 퍼지는 기도소리가 낯설지 않지만, 처음에는 새벽의 낯선 기도소리가 무섭기까지 했다. 나는 희한하게도 군대 말년 시절 김일성 사망 소식을 듣고 전율한 적이 있었는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땅에서 그런 전율의 기분을 느꼈다. 물론 종류와 정도는 다르지만 말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출근 시간이 빠른 대신 퇴근 시간 또한 빠르다. 나는 이 나라 사람들 중 오후 6시 이후에 퇴근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날씨가 무더운 열대 지방이기 때문에 서늘한 아침에 일찍 일을 시작하는 대신, 퇴근 또한 빠르다.


이제는 많이 퇴색했지만 한국에서도 일부 기업체를 중심으로 아침 출근 시간을 앞당기는 문화가 존재했던 때가 있었다. 퇴근 시간은 바뀌지 않아 결국 사원들이 회사에 머무는 시간만 늘어 조기 출근 제도는 유마무야 사라졌다. 기도 등 자발성이 결여된 두 나라와 다른 문화 때문인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인위적인 변화와 적극적인 사회 분위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침형 인간이 사회 전체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이 두 나라에서는 술도 마시지 않고, 저녁 일찍 가정으로 돌아가는 게 서민층과 중산층 가정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게 아침형 인간을 만드는 최소한의 조건인지 모른다. 한국에서도 아침에 일어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녁 약속자리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나이 드신 분들도 대부분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잠이 없다고 하신다.


인위적인 모습이 없는, 태생적으로 아침형 인간인 동남아 무슬림 국가 사람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http://merdeka.kr


 “아세안 시장, 이제 싼 물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코트라가 아세안 4개국 시장을 비교해 내놓은 분석이다. 아세안은 최근 급격히 황금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분석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으로 아세안 10개국 중 인구 대국들이다. 2억2000명이 넘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나머지 국가들의 인구도 각기 7000만 명이 넘는다. 이들 4개국의 인구는 약 4억7000만 명으로 아세안 전체 인구 5억7000만 명의 83%에 이른다.


인도네시아는 15년동안 13배의 소비시장 팽창

4개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3300억 달러로 추정되며, 1990년부터 15년간 소비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인도네시아의 소비시장이 이 기간 동안 13배 늘어난 것을 비롯해, 베트남 5배, 필리핀 4배, 태국은 3배 성장했다.


코트라는 4개국을 상징하는 최근 경향도 설명했다. 코트라가 꼽은 최근 경향은 베트남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필리핀의 ‘고급스러움(Luxury)’, 태국의 ‘편리성(Convenience)’, 인도네시아의 ‘안전(Safety)’이었다.


중산층의 변화-고급, 편리, 안전, 엔터테인먼트 추구

그렇다면 코트라의 제안은 무엇일까. 최근 트렌드를 따르라는 게 핵심이다. 신흥 중산층의 취향과 경향에 주목해, 기존의 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이들 국가의 실정에 맞게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코트라는 각국의 트렌드를 반영해 성공한 사례를 예시했다.


먼저 베트남. 엔터테인먼트라는 상징어답게, 온라인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2005년 약 300만 달러에서 올해는 약 5000만 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필리핀 시장은 애플사의 MP3 아이팟이 대변한다. 의사와 간호사, 엔지니어 등으로 일하는 해외 근로자 가족이 신흥 중산층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프랑스 생수 다농 인도네시아에서 전 세계의 12% 소비

편의성으로 요약되는 태국은 콘도미니엄 시장이 크게 팽창했다. 방콕 신흥 중산층의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90% 이상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다농(Danone)의 생수가 많이 팔린 인도네시아 시장은 안전을 우선시하는 신흥 중산층의 경향을 드러낸다. 이 생수는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생산량의 12%가 팔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신흥 중산층은 제품을 구매할 때 포장지의 안전마크와 품질인증마크 표시 등을 세밀히 확인한다.


코트라가 내놓은 아세안 시장 진출에 관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는 아래와 같다.

□ 성공사례

트렌드

제품(브랜드명)

성공 요인

베트남

맥주

(Tiger Beer)

세계적 유명브랜드

부를 상징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광고전략

온라인게임

(Swordsman)

온라인게임시장 선두 진입을 통한 시장선점

필리핀

여성의류

(ZARA)

고급명품 브랜드로 이미지.

필리핀 유명 쇼핑몰과 백화점 입점

남성의류

(Lacoste)

부를 과시하는 브랜드로 홍보

태국

제과점

(Gateaux Hous)

제품 다양성.

편안한 점포 인테리어를 통해 외식이 가능한 제과점

콘도미니엄

(Plus Property)

지하철역 반경 500m~1km범위 내의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콘도미니엄 공급

인니

음료

(Pocari Sweat)

선진국에서 인정받은 안전한 음료 이미지 홍보

경쟁상품인 ‘게토레이’보다 우수한 가격경쟁력 확보


□ 실패사례

국가

제품(브랜드명)

실패 요인

베트남

맥주

(Laser raught Beer)

유통망 확보 실패(진입 당시 이미 맥주 대리점,

식당들이 기존 진출 브랜드와 독점계약 체결 상태)

유아용품

(SEBP Breast Pump)

독점 에이전트 계약으로 수입 상품을 판매했으나,

제조업체측의 광고비 지원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대중매체 광고 소홀

태국

제과점

(Roti Boy)

저렴한 가격 외에 지속적 경쟁우위 원천이 없음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의 부족

인니

패스트푸드점

(Arby's)

브랜드 인지도만을 바탕으로

맥도날드보다 30~50% 높은 가격으로 판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merdeka.kr



대학원에서까지 동남아 지역을 전공한 사람을 참 부끄럽게 만든 책이다. 우리들은 여태 왜 이런 책을 내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쉽게 재미있게 잘 읽었다. 그리고 그 바지런함이 부럽다. KOICA 파견 전문직으로 2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틈틈이 그 많은 지역을 돌아보다니. 그동안 숱하게 자카르타와 발리를 오갔지만 간 곳만 갔던 나의 비자발성을 적극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


부제목은 ‘천가지 이야기가 있는 나라’ 제목은 <인도네시아>. 좋다. 흔히 인도네시아에 관한 책은 대부분 ‘다양성 속의 통일’ ‘미래의 대국’의 수식어를 갖는 것 같은데, 천가지 이야기가 있는 나라‘라는 부제마저 산뜻하다. 책의 내공이 저자의 숨결과 능력의 산물이라면, 제목과 부제는 적은 인원으로도 아기자기한 책들을 펴내는 출판사 <즐거운상상>의 조력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모르지 또? 저자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부제목까지 제시했는지를.


내가 보기에도 인도네시아는 매력적인 나라이다.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가 있는 나라여서 더 그렇다. 그런데 책은 그 점을 잘도 파고들었다. 각 섬과 주요 도시들을 펼쳐놓고 그 안에 그간 경험한 다양한 ‘꺼리’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독자에게 전해준다. 다양한 종교와 종족 이야기, 제자들 이야기, 현지인 이야기, 느낌, 여행이나 체류 시에 주의해야 할 점들을 자신의 경험과 연계해 잘도 풀어냈다. 그래서 책을 펼치는 곳이 바로 읽을 수 있는 곳이고 느낌을 주는 곳이다. 처음부터 읽는 독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관심을 갖는 지역과 문화현상을 다룬 지역부터 읽을 독자도 제법 될 성싶다.


판매? 글쎄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처음으로 접하는 이들로서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고, 대부분은 독서를 통해 이 지역의 문화를 차분히 접하려는 시도에 본격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티는 이제 막 인도네시아를 찾으려는 이들이 보기에는 현지어와 현지 지명이 제법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게 장점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오래 머물 것이라면 한번쯤 구매해 놓고, 2년이든 3년이든 머물면서 저자가 말하고 느낀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의미 있을 듯하다. 느낀 것에 자신도 동의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찾기를 바란다.


어찌됐건 인도네시아를 아는 이들은 쉽게 읽어 내려갈 듯.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내가 생각한 인도네시아의 모습을 이리도 잘 표현해 냈을까. 내 경험이나 생각과 비슷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런 책을 내놓지 못했을까.”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재미있다.


p 161

그러나 이슬람 단체의 몇몇 회원들은 찌짝을 잡아 없애야 할 동물로 간주한다. 이슬람의 선지자 무함마드가 아랍의 다신론자들에게 쫒겨 동굴에서 숨어 지낼 때, 갑자기 찌짝이 우는 바람에 추적자들에게 발각됐다는 이유에서다.


p 171

인도네시아 여자들의 눈은 크고 쌍꺼풀이 져있다. 까만 눈동자가 흑진주처럼 반짝이는 예쁜 눈이다. 하지만 코는 두루뭉술하게 퍼져 있는 편이다. 콧날이 오똑하고 콧대가 날렵하게 잘 솟은 여자는 많지가 않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신부감을 고를 때 눈은 볼 필요가 없고 코만 보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쌍꺼풀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반면에, 인도네시아 여자들은 코 높이는 수술을 가장 많이 한다.


p 217

비르빈땅. 알코올 도수는 4.8%, 부드러운 맛으로 한국인 애주가를 사로잡는 이 맥주에는 별 로고가 붙어 있다. 빈땅이 인도네시아 말로 별이라는 뜻이다. 빈땅 맥주의 전신은 하이네켄. 1929년에 네덜란드 회사가 수라바야에 eid조장을 세우고 ‘자바 맥주’를 선보였는데, 하이네켄이 1936년에 이 회사의 대주주가 됐다. 그렇게 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하이네켄 맥주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독립 후 수카르노 정부가 하이네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회사와 브랜드 이름이 ‘비르 빈땅’으로 바뀌었다.


p 288

온건성, 인내심, 광란성. 어느 인도네시아 학자는 인도네시아안의 국민성을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자신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어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강하게 응집하곤 한다. 이런 정서를 안다면, 인도네시아에서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 세상, Merdeka. http://merdeka.kr



 


2006년 외국인 근로자 47만명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비교적 잘 사는 나라이다. 한국에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가 40만 가까이 되듯이, 말레이시아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언어가 같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네시아 출신 근로자가 그 중 제일 많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공장 인부는 물론 가정부, 택시 운전사 등 많은 직업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만난 택시 운전사는 “말레이시아에서 15년 가까이 살았는데, 아마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는 멈출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그만큼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이 많이 들어와 일한다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영어가 통하는 필리핀 사람, 서남아시아의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많은 나라에서 근로자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다. 시내의 콘도미니엄, 어학원 등 국영기관이 아닌 곳의 수위들은 죄다 네팔 등에서 온 외국인으로 채워진 것처럼 보인다.


인도네시아 출신 근로자 33만명
말레이시아 정부 발표 자료에서는, 공식적으로 47만3081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3000만이 안 되는 나라에서 47만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많은 숫자임에 분명하다. 특히 팜오일과 고무농장 코코아 농장 플랜테이션 분야의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 근로자들의 수를 이미 앞질렀다. 이 분야의 말레이시아 근로자는 30만 정도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분야에서 거둬들인 수입의 35%가 외국인 근로자의 월급과 체류 비용 지급으로 들어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통계에 의하면 47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 중 인도네시아와 인도 출신 근로자는 각각 33만2815명, 2만7273이고 이어 필리핀, 네팔 출신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