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혼자서 여행하지 마라? 황당해도 보통 황당한 게 아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여성이 홀로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고용주의 동의서를 얻어야한다는 황당한 방침을 도입하기로 했다가 시민단체들의 몰매를 맞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여성의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외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3일 알려졌다. 제아무리 무슬림 국가라고 하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외형적으로는 여성을 보호하는 방안의 하나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시각이 표출됐다. 외교부 장관인 Rais Yatim이 여성 혼자서 여행을 하다보면 마약기구 등 국제범죄 조직에 이용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외교부 장관은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말레이시아 여성들의 사례를 들춰보면서 검토했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말레이시아 여성이 처벌을 받은 범죄 사례 119건 중 90% 이상이 마약 소지 등의 혐의를 받았다고 것이다.


통신사인 버르나마는 “정부의 제안은 종교적인 목적보다는 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범죄에 취약한 여성의 위치와 상황을 가족들이 알게 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여성들이 걸어가고 있다. <출처: 로이터>


이해 당사자인 이슬람자매단의 논평을 냈다. 대변인 Norhayati Kaprawi가 정부의 입장을 강력히 성토했다.


“정말 황당하다. 여성의 권리 증진을 고려했을 때 매우 퇴행적인 생각이다.”


외교부 장관의 발언은 남성 우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판단력이 흐리다고 여기는 편협한 시각이 표출됐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여성기구인 NCWC는 정부의 조치는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우리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언론이 전하는 이슬람자매단 대변인의 발언이 날카롭다.


“발언 파문을 일으킨 외교부 장관만이 그의 발언이 성적 차별에 바탕을 둔 것인지 혹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둔 것인지 알 것이다. 말레이시아 남성들도 마약 범죄에 노출된 경우가 허다한데, 그의 발언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www.merdeka.kr


드높은 하늘이 서울을 떠나는 이의 발걸음을 경쾌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의 목소리와 모습은 저를 여러 생각에 잠기게 했습니다.

유효기간 1달 이상인 왕복 비행기 값이 생각보다 비싸, 이틀 전 저는 그동안 쌓아온 소중한 마일리지로 편도 티켓을 끊었습니다. 2만마일 공제, 동남아 지역이 왕복 4만 마일 공제이니, 딱 반값이지요. 왕복으로 끊을까 하다가 편도로 끊은 이유는 있습니다. 마일리지로 갖게 된 티켓은 유효 기간이 6개월로 이를 연장시키려면 다시 5000마일을 써야한다는 조건 때문이었지요.  그래도 제주도 왕복 공제 마일리지가 1만 마일인 것을 생각하면 적당한 듯 합니다.

아는 형님이 아내와 아이를 태우고 도착한 인천 공항.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지만, 국적기를 타려는 한국인과 외국인은 넘쳐났습니다. 보다 엄격해진 탑승 절차로 시간이 걸려, 면세점을 이용하기에도 벅찼습니다. 좀 서두를 걸 그랬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지 못해서, 괜히 집에 아이 촬용용으로 남겨두고 온 카메라가 그립습니다.

제가 탄 항공기는 대한항공 671편 인천발 6시 15분, 쿠알라룸푸르 도착 밤 11시 30분이었습니다. 시차를 고려하면 6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입니다. 다행이 현지 사업을 하려는 젊은 동행자가 있어서 무료하지 않게 말레이시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 나와있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분의 도움으로 저는 쿠알라룸푸르에 새벽 1시 무렵에 젊은 한국인 동행자와 함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에드윈으로 불리는 이 친구는 놀라운 제안을 합니다. 내일 새벽 5시에 '케메론 하일랜드'로 놀러가자는 것입니다. 현지인 45명과 함께 가기로 했으니 같이 가자고 합니다.

시내에 나가서 알아볼 일이 많았지만, 친절한 친구의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었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쪽으로 파항(Pahang)주를 향합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인근에서 현지인들을 태웁니다. 참 부지런들합니다. 대부분이 중국계이어서인지 차안이 제법 시끄럽습니다. 4시간 넘게 결려 도착한 카메론 하일랜드는 흡사 우리나라 대관령을 연상케 합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2차선 도로 때문에 운전수의 곡예 운전은 계속됩니다.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남쪽 싱가포르에서도 25대가 넘는 대형 관광객 버스가 이날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육로여행임을 감안하면 많은 숫자이지요. 싱가포르에서는 7시간이 넘게 걸렸을텐데 말입니다.
관광을 즐기겠다는 생각이 없어서인지 용하다는 삼보사의 스님의 사주 풀이도, 벌굴 농장 견학도, 딸기 밭 구경도 통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디지털카메라가 없어,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낼 수 없었던 까닭이 제일 큰 요인이었을 테지요. 제가 이런 만만디 여행을 즐기고 있을 때, 한국의 부모님과 아내는 걱정이 컸나 봅니다. 도착했다는 전화를 못 했으니 말입니다. 중국계 친구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걱정반, 아쉬움 반으로 잔뜩 물기를 먹었더군요. 반성하겠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 이틀 연속 비행기에, 관광버스에 몸을 의탁한 제 불쌍한 몸은 힘들어하는 기색입니다.  그러나 시간을 놓칠 수 없어, 인터넷이 가능한 한국 하숙집으로 집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중앙 역 근처의 하숙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네요. 컴퓨터를 켜고 각종 사항을 점검합니다. 내일은 휴대전화도 개통하고, 앞으로 살 집도 알아보고 할 일이 많네요.

공개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 생활을 기록해 보고, 일부분이나마 저와 비슷한 처지의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가능한 한 자주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빨리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거나, 한국의 아내를 곧 불러 생생한 사진도 올릴 것입니다. 이렇게 쿠알라룸푸르에서 저의 하루는 시작됐습니다. balipark

<박종현 기자의 Truly Asia, 말레이시아-merdeka.itviewpoi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