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가 총리직을 나집 라작 부총리에게 넘겨주겠다고 다시 확인했다. 태국 후아인에서 열린 제14회 아세안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1일 “총리직 인수 방침을 예정대로 따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이달 말로 예정된 UMNO 총재 경선 이후에도 그가 총리직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말레이시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어 나왔다. 2003년 10월부터 총리직 임무를 수행한 압둘라 바다위는 UMNO 총재직을 유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오고 있다.


나집 라작 부총리는 지난해 말 UMNO 총재 후보자에 등록한 유일한 입후보자다. 다수당인 UMNO 총재는 전통적으로 총리로 임명돼 왔다. UMNO 부총재는 부총재로 활동한다. 그런 점에서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UMNO 총재직을 물러나더라도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일부의 의혹을 풀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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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 여당의 변화가 가파르다.


17일 전해진 소식 중 눈에 띄는 것만 해도 이렇다.


연정 탈퇴 도미노?

먼저 국민전선((Barisan Nasional)인 14개 정당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바진보당(SAPP)이 연정 탈퇴를 결정했다. 야당 연합의 정부 전복 공언에 대한 첫 징표가 드러난 셈이다. 동시에 SAPP의 연정 탈퇴는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제안 3개월 만에 이뤄진 일이기도 하다.


소속 의원은 2명으로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매우 작지만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다. SAPP의 연정 탈퇴가 국민전선 붕괴의 도화선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연정의 붕괴 신호이면서 야당연합의 신화 창조의 신호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역사만이 구체적 사실을 기록할 것이다.


총리, 부총리 업무 서로 교환

또 하나. 연립 여당의 대응도 전격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총리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부처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총리의 겸직 부서는 상징성이 컸다. 압둘라 총리는 17일 재무 장관직을 내놓고 새로 국방 장관 임무를 시작했다. 나집 라작 부총리와 주무 부서를 맞교환 한 것이다. 부총리가 급변하는 세계 경제 흐름에 대처하고 감각을 익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데 목표를 둔 듯하다.


연정의 기민한 대응과 함께 압둘라 총리가 정권 이양 기한으로 설정했던 2010년 이전에 부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줄 가능성이 많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하나마나한 소리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압둘라가 원하더라도 2010년까지 권좌를 유지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압둘라 총리는 적어도 2010년 이전에는 총리직을 내놓을 공산이 커보인다. 불가측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말레이시아 정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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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이브라힘이 정권 인수 기한으로 약속했던 16일, 그와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는 언론을 통해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와르의 일성은 이렇다.

“만나자. 이미 정권은 야당으로 넘어오게 됐다. 연립여당을 뛰쳐나올 의원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 국가 안정을 위해서 총리 당신이 자발적으로 사퇴할 시간을 주겠다. 이미 연립여당은 붕괴됐다.”


이에 대해 현 압둘라 총리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반격한다.

“내가 안와르를 만날 이유는 없다. 안와르는 의원들의 명단을 갖고 있지도 않다. 그는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을 뿐이다. 언론과 국민이 그에게 관심을 갖도록 현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분명한 것은 집권세력이 힘이 확연히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최근의 정치적인 상황에서는 안와르의 거침없는 행보를 제어할 명분과 세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니면 안와르와 압둘라 총리가 고차원의 ‘정치게임’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어차피 두 사람은 서로 심하게 기피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차선책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둘라는 ‘질서 있는 퇴각’을 생각할 수 있고, 안와르는 ‘충돌 없는 권력 진입’을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수많은 예상과 분석 중의 하나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지의 정치학자 중 한 사람도 두 사람 사이에 ‘정치적인 협상’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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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기름값이 배럴당 126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과히 폭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각국 정부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나 보다. 눈에 띄는 게 말레이시아 정부의 방침이다.


외국인은 앞으로 기름 값으로 말레이시아 국민보다 더 많이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유류 값을 달리하는 이중가격제를 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버리따 하리안의 주말판인 버리따 밍구(Berita Minggu)가 11일 보도한 내용은 이렇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민은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을 때 신분증을 보여주면 할인을 받게 된다. 정부가 정유업체와 주유소에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신분증이 없는 외국인은 보조금에게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가격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시행 날짜는 아직 공표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 한 명당 보조할 수 있는 유류 총량을 규정하는 방안도 논의도고 있지만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소비자물가 급등에 따른 대응 조치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식료품값 급등으로 5월 초 태국에서 5000톤의 쌀을 수입하기로 하는 등 생활필수품값 안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시행되게 되면 신분증이 할인증으로 사용되게 된다는 이야기다. 신분증을 함부로 사용하면 법규에 저촉될 가능성도 있다. 통신사 버르나마(Bernama)가 전한 내용이 이를 잘 설명한다.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는 10일 “신분증을 함부로 남에게 줘서는 안 되며, 신분증을 주는 행위는 법을 위반하는 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대로 시행된다면 교민들로서는 짜증이 날 듯싶다.


말레이시아에서 차를 렌트했더니 한 달 동안 유류비로 15만 원이 안 나왔다. 주중에는 주로 시내에서 운전하고 주말에 간혹 교외지역으로 나가더라도 이 이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앞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이 기름 값으로 한 달을 지내기는 힘들 것이다.


박종현 기자의 말레이시아 www.merdeka.kr


 

압둘라 바다위 총리가 나집 라작 부총리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기대 이하의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뒤, 연립 여당 안팎에서 사임을 요구받았던 압둘라 총리의 행보여서 주목됩니다.


보도 매체는 말레이시아 국영 통신사인 버르나마(Bernama)입니다. 11일 알려진 내용은 이렇습니다.


무히딘 야신(Muhyiddin Yassin) 통상부 장관은 UMNO의 비공개 회의에서 압둘라 총리가 나집 부총리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권력을 언제 이양할 것인지 시점 등 세부적인 문제는 두 사람이 더 의견을 나눠야 하지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압둘라 총리 비서실은 이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권력 이양이 진행되면 압둘라 총리는 재임 시기는 단기간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2003년 10월 마하티르 모하메드에 이어 총리직에 올랐으니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들에 비해 매우 짧게 자리를 지킨 것이지요. 자발적이 아닌 외부 환경 등 비자발적인 요인에 의해 물러났다는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도 아직은 조심스럽게 뉴스를 타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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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행사에 나타나지 않아 갖은 소문을 양산했던 말레이시아 총리의 부인이 총리와 다정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것으로 그동안의 소문도 사라질 전망입니다.


지난해 6월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와 재혼한 잔 압둘라 여사는 최근 몇 주 동안 공개모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임신했다’는 설과 ‘총리 부부가 크게 다퉜다’는 소문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5일 압둘라 총리 부부는 미술 전시회에 다정하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국가 기간 통신사인 버르나마는 “(우리가 등장했으니까) 그녀가 (임신으로 인한) 입덧을 했다는 이야기도 끝나겠지요.”라는 총리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올해 54세인 총리관저 안주인의 임신 소문 자체는 애초에 신빙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믿지 않은 일부 시민들도 총리 내외가 크게 다퉜다는 소문은 믿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잔 압둘라가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실은 발꿈치를 치료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밴드로 싼 수술 부위도 공개됐다고 합니다. 압둘라 총리는 소문을 일축하기 위해 기자들 앞에서 아내의 발꿈치를 가리키며 농담을 걸었습니다. “당신이 자꾸 나한테서 멀어진다고 사람들이 말하잖아요. 사람들에게 보여줘요. 그 부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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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위해서 지난 8일에 실시된 말레이시아 12대 총선 결과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도록 하지요. 선거 결과로 UMNO를 비롯한 연립 여당인 BA 진영이 풀이 죽은 것은 확실합니다. 압둘라의 사위로 UMNO 청년위원회 이끌고 있는 카이리 자마루딘(Khairy Jamaluddin)도 “엄청난 패배”라고 인정했을 정도입니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카이리의 발언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UMNO를 포함한 연립 여당 BA는 아직도 전국 13개 주 중에서 8개 지방 정부를 장악하고 있기도 합니다.


과반을 넘었지만 여당의 확실한 패배

그런 때문인지 국제부의 동료 기자도 묻더군요.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패배했다고 여기는 문화가 심히 궁금하다고요. 하지만 독립 이후 헌법 개정이 가능한 의석을 보유했던 연립 여당의 과거 역사와 그러한 정치 문화가 관행적이었던 말레이시아 정치 구조를 생각하면, 여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한 것에 만족해야 했던 이번 선거는 확실하게 여당이 패배한 것입니다. 그 여파는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총리에 대한 사임 요구가 이어질 것이고, 무엇보다도 민족에 기반을 둔 정치 체제에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졌지요.


선거 이전에 야당 주정부가 있던 지역은 끌란딴(Kelantan) 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선거 이후에는 5곳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기존의 끌란딴에 페낭, 슬랑오르, 페락, 끄다(Penang, Selangor, Perak, Kedah)가 추가됐지요. 그것도 비교적 경제 수준이 높고 주의 영역이 넓은 지역들입니다.


BA는 1969년 인종 폭동 이후 연방 의회 의석의 2/3 이상을 석권하며 늘 여유롭게 정치활동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헌법 개정을 할 수도 있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이게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불가능한 게 생겼다는 말레이시아 정치권에 ‘상징적 의미’가 자리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와 사위가 패배의 단초?

무엇 때문에 여권이 이런 패배를 당한 것일까요. 우선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요. 압둘라 총리. 4년 전 그는 만인의 아저씨(Pak Lah)였습니다. 기대도 컸습니다. 개성 강한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에 비해서 다정다감하고, 부정부패 문화를 척결한 지도자로 보였습니다. 마하티르 전 총리가 22년 동안 권좌에 있으면서 고르고 골라 후계자로 낙점한 인물이었으니, 마하티르 지지자들도 그를 좋아했습니다.


총리의 '사위'

그러나 비평가들은 말합니다. 압둘라 총리가 기대를 충족시켜준 분야는 없다고요. 거칠거나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만 하지 않았을 뿐, 그가 부정부패 문화를 없앴다고 믿는 국민들은 없습니다.


대신에 추악한 스캔들들이 이어졌습니다. 스캔들의 맨 머리에는 사위인 카이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3공화국 시절 차지철 경호실장과 5공화국의 장세동 안전기획부장을 그리 불렀나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을 가진 2인자라고요. 그렇습니다. 카이리도 ‘거침없이 날아다니는 사위’로 불릴 만합니다. 비판자들은 카이르를 가리켜 친인척 비리의 종합판으로 규정합니다. “걸어다니며, 말로 다 하며, 자랑이 끊이지 않는” 친인척 비리의 상징으로도 언급됐지요.


마노하란

이를 포함해 여러 이유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지요. 여당의 선거 패배는 무엇보다도 중국계(전체 인구의 25%)와 인도계(전체 인구의 8%)가 등을 돌린 게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이를 상징하는 인물 하나 언급할까요? 민주행동당(DPA) 후보로 옥중 당선된 이가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인도계 주민에 대한 차별 철폐와 보상 시위를 이끌었던 힌두인권행동대(Hindraf)의 지도자였던 마노하란(Manoharan)이 바로 당사자입니다. 소수 민족의 권익을 위해 싸우다가 국가보안법 위반했다는 정부의 논리를 유권자들이 거부한 것이지요. 더 눈여겨 볼 대목은 인도계인 그가 중국계가 중심이 된 야당 후보로 나서 승리한 것입니다.


소수 민족 집단의 고민과 야당의 유연한 선거 전략

UMNO에 대한 소수 민족들의 지지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몇 년 전부터 스멀스멀 불거져 나왔습니다. 지난 2005년과 2006년 전당대회에서 UMNO 지도자들이 말레이 전통 단도인 ‘끄리스’를 높이 흔들었을 때 소수 민족 집단은 경악했다고 합니다. 여당이 유권자 비율이 높은 말레이 민족 집단에 점수를 따려고 다른 집단을 내팽겨 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집권당이 말레이 민족에 대한 우대만을 주창하자, 소수 민족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걱정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 흐름이 이번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어느 정도 미쳤을 것이고요.


말레이 우대 정책에 불만을 가진 소수 민족 출신 유권자들의 불만에다가 최근의 범죄율 상승과 물가 불안, 압둘라 측근들의 전횡, 마하티르 전 총리의 압둘라 총리 불신임 운동 등이 이번 선거의 여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는 앞서 몇 차례 언급했던 것들입니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 못지않게 이번 선거는 야당의 전략적인 고민이 표현되는 과정이 성공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우선 이슬람당인 PAS가 우선 DAP와 인민정의당(PKR)와 연합하면서 이슬람 색채가 가미된 목소리를 많이 탈색시켰습니다. 중국계와 인도계 유권자의 우려를 인지한 동시에 1990년대 후반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슬람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을 많이 한 것이지요.


여당의 ‘실질적인 패배’로 선거 결과가 규정되자, 말레이시아의 정국 혼란은 물론 거리 소요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했던 듯합니다. 민족충돌을 야기했던 1969년 5월의 악몽을 떠올린 것이지요. 그러나 일단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휴대전화를 통해서 갈등과 충돌을 유인하는 ‘악성 문자’가 유포되고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 다시 주목받다

안와르와 당선된 그의 딸

그럼 이번 선거의 최대 승리자는 누구일까요? 여러 인물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 다시 주목받는 이도 있습니다. 바로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입니다. 인민정의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안와르는 딸을 입후보시켜 여당 거물을 이기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마하티르 전 총리로부터 축출된 안와르는 이번 선거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서방 언론은 안와르의 행보에 주복하고 있습니다.


복권되지 않아 4월까지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안와르 전 부총리는 사실 이미 정치활동을 시작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여당이 안와르가 복권되기 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는 설이 있을 만큼 그에 대한 기대는 남다릅니다. 그가 이끄는 정의당은 실질적 의미에서 말레이시아 최초의 복합 민족으로 구성된 당입니다. 민족이 아닌 이념과 철학에 기반을 둔 당이라는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전문가와 외신 분석 등을 바탕으로 해서 향후 정국 전망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말레이시아와 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만 아니라, 교민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보다 냉철하고 차분한 시각이 필요할 때입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이 전후무후한 결과 앞에서 당황하고 있다고 하니, 외국인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박종현 기자의 독립 세상 Merdeka http://merdeka.kr


겁없는 마하티르 부자의 총리 사임 요구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네요.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의 아들인 묵리즈(Mukhriz Mahathir)가 압둘라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는군요.


'아버지' 마하티르

재미있네요.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현직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풍경이요. 강단이 있다고 할까요. 그것보다는 총리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부친의 뜻을 충실히 떠받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UMNO 청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소장파 리더인 점을 생각하면 정치적인 철학과 목표를 두고 펼친 행동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도 있겠지요. 또 압니까? 이웃나라인 싱가포르의 리콴유 집안처럼 시간 간격을 두고 부자 총리의 탄생이 가능할지요.


묵리즈 마하티르의 발언을 좀 더 따라가 보지요.

'아들' 마하티르

“선거 패배를 책임지기 위해서도 압둘라 총리가 사퇴해야 하며, 그나마 명예를 지키는 것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총리가 사퇴함으로써 UMNO와 국민전선(BA)이 재건의 틀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묵리즈 마하티르는 단호합니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의 강력한 뜻을 담은 것이다.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확실한 의사를 드러냄으로써, 현 총리가 이 정부의 수반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그렇기 때문에 압둘라 총리가 사임하지 않는다면, UMNO와 BA의 내부에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압둘라 총리
압둘라 총리는 일단은 사퇴 불가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선거 결과

심각한 압둘라 총리

가 나온 이후인 지난 3일 당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고 사퇴 불가를 다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들’ 마하티르의 요구가 알려진 몇 시간 뒤에도 기존 입장과 변함이 없는 압둘라 총리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서입니다. 그의 일성입니다.


“지난 4년의 집권 기간 동안 펼쳐진 일들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국민들이 결정해 보낸 표심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당과 나에 대한 높은 지지를 보냈으므로 책무를 다할 것이다.”


에둘러 표현한 것이지만, 사임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아들’ 마하티르까지 사임을 주장하자 자못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곧바로 반박하는 발언을 남겼으니까요.


끝없는 다각도 사임 압력
그러나 압둘라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친 마하티르 진영에서는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2004년 압둘라와 총리직을 다퉜던 떵꾸 라잘레이(Tengku Razaleigh) 전 재정부 장관은 “(오는 11월) UMNO 전당대회 이전에 압둘라 총리가 퇴임하는 게 그나마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이라며 그의 용퇴를 주문했습니다. 라잘레이 전 장관은 “전례 없는 패배를 당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과 절차는 즉각 가동돼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일부 정치평론가들도 “압둘라 총리가 UMNO와 BA의 공고한 입지를 흔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22년 동안 집권하고, 그 아버지가 후계자로 지목했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아들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요. 하지만 아들은 이런 말을 하면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총리가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자, 이미 오래 전에 약속된 사안이라도 되는 듯이 말합니다.


그 내부 곡절이야 관계 당사자들이만 아는 내용이겠지만,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는 총선이 있기 전에 의미 있는 발언을 했지요. “압둘라는 임기를 한 차례만 채울 것으로 약속했고, 나집 라작 부총리가 그 임기를 이어받기로 약속했다”고요. 총리직을 정치인 몇몇이서 주고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리 약속했다고 우겨대는 마하티르 모하메드와 그의 아들이 현 총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압둘라 총리는 이에 대한 답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압둘라의 위기 원인과 향후 대책은 무엇인가
압둘라 총리가 위기에 빠진 것은 분명합니다. 4년 전 마하티르 총리가 거의 지명하다시피 해 쉽게 총리 자리를 차지할 때만 해도 좋았습니다. 깨끗한 이미지에 국민들의 기대 심리는 한껏 높았으니까요. 다음해 조강지처와 사별하면서 보인 눈물은 국민들의 가슴에 아픔을 주며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거기까지였나 봅니다. '탈 마하티르' 정책에다가 끊이지 않는 측근들의 발호, 전 처남댁과의 재혼, 강단 없는 모습들, 마하티르와 계속된 갈등, 물가 상승, 범죄율 상승, 민족 집단의 불만을 수용해내지 못하는 어설픈 행보. 이런 여러 이유로 압둘라의 지지세는 점차 빠졌습니다. 외신은 최악의 지지율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최악의 총선 성적표에다가, 당 내부의 권력 투쟁가능성까지. 또한 정적들로부터 전 방위적인 압박이 시작된 셈이지요. 압둘라 총리가 과연 진퇴 결정을 어떻게 할지, 그리고 그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총리에 비해 나름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나집 라작 부총리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 것이며, 국민들은 이를 어떤 각도에서 받아들일 것인지도 중요한 방향타가 될 것입니다.

압둘라 총리 미래는... 하비비, 코라손?
이 점이 또한 말레이시아 정치에 관심을 갖는 외부인과 국민들의 관심사항일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다양한 견해를 내놓겠지요.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페낭에 있는 말레이시아 과학대학교(USM)의 찬드라 무자파르(Chandra Muzaffar) 정치학 교수는 압둘라 총리를 이웃 국가의 전임 최고 통치자들과 비교해 설명합니다. 이웃 인도네시아의 바하루딘 유숩 하비비 전 대통령과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처럼 압둘라 총리로 짧은 기간 국가를 통치하고 영광은 후임자에게 돌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지요.

두 사람이 장기 통치자였던 수하르토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올랐지만, 높아진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후임자에게 권력을 넘겨주었던 것을 비교한 것이지요. 두 사람이 20~30년 장기 집권한 이들을 전임자로 둔 것처럼 압둘라 총리도 22년 집권한 마하티르 전 총리를 전임자로 두었다는 공통점에다, 국민들의 자유 희망도가 높아져 이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도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압둘라 총리로서는 기분 나쁜 비교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시각은 좀 더 늘어날 것이고 현실화할 가능성도 클 것입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 세상 Merdeka http://merdeka.kr


사상 최악의 선거 결과를 받아든 연립 여당이 ‘작은 정부’를 만들며 규모를 줄일 모양입니다. 일간지 스타 뉴스는 13일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가 장관의 규모를 줄이며 집권 2기 내각을 조각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새로 개원하는 국회에서 연립 여당의 국회의원 숫자는 140석으로 지난 국회의 198석에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압둘라 총리는 국회의원 숫자를 고려해서 내각 규모도 줄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원하지는 않았지만 말레이시아판 ‘작은 정부’가 구현되나 봅니다.

이번 총선 전까지 압둘라 내각은 32명의 장관과 39명의 차관, 20명의 정무 차관으로 이뤄졌습니다. 물론 이들은 민족에 기반을 둔 14개 당으로 이뤄진 연립 여당의 현직 의원들이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영자 신문 '스타'

압둘라 총리는 통신사인 버르나마와 인터뷰에서 각 민족 집단의 대표성을 인정해 권력을 분접하는 기본 정신을 지킬 것이라도 밝히기도 했습니다. 2기 내각의 조각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압둘라 총리는 “며칠만 더 기다려 달라”고 답했습니다.


‘큰 정부’는 낭비적인 요소가 많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지만, 압둘라 총리는 연립 여당 출신 각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압둘라 총리 앞에는 낙선한 중국계와 인도계 각료들을 대신할 새로운 내각 구성원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도 놓여있는 상황입니다.


기존 내각의 유일한 인도계로 인도인의회(MIC) 의장이었던 새미 벨루(Samy Vellu)를 대신할 각료를 고르는 것도 당면 과제입니다. 새미 벨루 의장은 1974년 이후 처음 낙선하는 고배를 마셔 이번 선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반세기 동안 지속된 정치 체제에 대한 실망을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Merdeka http://merdeka.kr


야당의 약진으로 끝난 총선 결과는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에 대한 불신임으로 해석되는 모양입니다. 일부 국민들을 중심으로 압둘라 바다위 총리가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역대 선거와 달리 여당의 2/3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선거결과가 알려지기 무섭게 이런 소문이 정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치 체제 변동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소문일 것입니다.


소문에 기름을 부은 사람은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였습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압둘라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잘못도 인정했습니다. 지난 2003년 자신이 압둘라를 후계자로 지명한 것을 염두에 둔 듯 “확실히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압둘라가 물러나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어 “이제 우리는 매우 약한 정부 여당을 갖게 됐으며, 복합민족 사회에서 약한 정부는 많은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5개 주에서 패배한 여당 소식을 전하는 일간지 '우뚜산'

그러나 역시 여당에 흐르는 분위기는 현 총리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기류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압둘라 총리가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사임할 가능성은 없다고 총리실은 밝히고 입습니다. 여당 중진과 원로들도 압둘라 총리를 중심으로 난국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립 여당 지도자들은 선거 다음날인 9일 긴급회동을 갖고 여당 단합을 위한 방법과 난국 타개를 위한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압둘라에 대한 지지를 다짐하는 여당 당원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공보처 차관은 “최고 통치자의 신상에 변화가 없다”며 “총리는 새로운 각료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어느 특정인의 책임을 물을 수도 없으며, 우리 모두가 집단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립 여당인 국민전선(BN)의 최고위층들도 푸트라자야의 총리 관저에 모여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듯, 압둘라 총리는 10일 국왕을 찾아보고 새로운 내각 구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Merdeka http://merdek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