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에 나온 신간 ‘부자 강의’를 거칠게 읽어 내려갔다. 오랜만에 접하는 한국 책. 그것도 쉬운 실용서적. 실용서적의 내용은 사실 머리에 잠시 잠깐 남았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들이다. 창자를 뒤틀어지게 하거나 가슴을 데우는 그러한 매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실용 서적에서 ‘그대 머문 자리’와 ‘그대 떠난 자리’를 확인할 재간을 아직 나는 발견하지 못했다. 부자강의도 그런 책들 중의 하나였다. 그렇지만 이런 책들도 오래될 느낌과 순간의 각성은 충분히 제공한다. 그렇기에 독서의 매력이 있다.
내용을 좀 볼까. 얼개들이 대충 들어난다. 중간 제목들이 단순 경쾌하다. 부자강의 1 계획하라, 부자강의 2 분산하라, 부자강의 3 평생소득을 만들어라. 물론 편집자가 만든 문장들이겠지만, 세 문구는 확실하게 머리에 내려앉는다. 영원히 기억될지는 모르지만.
자, 이쯤 되면 이 책의 전체적 맥락과 앞으로 이끌어 갈 내용들이 대충 짐작 가능하다. 목적자금 등 계획 부문을 밝힐 것이고, 분산해야 시장 변동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할 것이고, 평생 소득을 이끌어 낼 장치를 마련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역시나 소제목들은 중간 제목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례와 논리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글의 전개가 진행된다면 책을 읽는 처지에서 조금 안타까울 수 있다. 반전은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건져 올리면 독서의 느낌은 더 좋아지니까 말이다.
이 책에서는 ‘산’(産)을 건졌다. 157쪽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재산(財産)이라는 한자를 자세히 보면 재물 財자와 낳을 産자로 되어 있다. 재물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것, 영어로 말하자면 Asset이고, 낳을 産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산출물, 즉 Income이다.”
이어지는 169쪽에서 저자는 재산에 대한 개념과 권고 사항을 제시한다.
“개천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처럼 처음부터 자연이 만들어 놓은 개천, 즉 ‘산’(産)을 활용하여 욕심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살아온 사람은 적은 산출물에도 기쁨과 만족을 느끼며 평생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남길 것도, 버릴 것도 없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좋은 이야기다. 이 페이지에서 내 뇌리에 확실한 남을 문구가 다가왔다. 어느 관광 가이드의 말이었다는데, “우리나라의 소는 사람이 키우지만, 뉴질랜드의 소는 자연이 키운다.”이다. 단순하면서도 내용이 있는 명문이라고 생각했다. 머리가 아닌 내 가슴에 확실하게 남을 말로 보였다. 사람이 아닌 자연이 키우는 것들을 말레이시아에서도 보면서 부러워했던 처지이기에 더욱 그렇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Merdeka, http://merdek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