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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8 NEP(신경제 정책)은 'Never Ending Policy'?

 

NEP(신경제 정책)은 “Never Ending Policy”?

말레이계 우대 정책 논란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나라, 다종족으로 구성돼 종족갈등 방지에 우선권을 두는 나라, 현지인(Bumiputera) 우대정책을 법으로 명기한 나라,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동남아에서 가장 안정된 나라. 미국과 유럽보다는 동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외교에 강한 나라.


말레이시아는 이렇게 다가온다. 그중에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이 나라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게 종족간 갈등을 유발하는 말이다. 1969년 5월 13일 야당의 선전에 고무된 중국계와 이를 인정하지 못한 말레이계의 충돌로 비롯된 ‘유혈 사태’ 이후 이런 관행은 더욱 고착화됐다. 가난한 말레이계의 반발에 직면한 정부가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 policy)의 일종인 Bumiputera 우대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1990년까지 20년 동안 말레이인의 자산 비율을 30%로 높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라 다른 종족을 차별하는 신경제정책(NEP, NEW Economy Policy)을 집행해 왔다.


그러나 NEP가 마무리됐을 때, 이 목표는 채워지지 않았다. 정부는 신개발정책(NDP, New Development Policy)와 비젼2020(Vision 2020)을 발표하며 NEP를 계승했다. 다른 종족의 불만이 가라앉을 리 만무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다수 종족을 위한 소수 종족에 대한 차별정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으로만 분을 삭일 뿐 공개적으로 이를 비판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말레이계 자산 평가 제각각 19%(정부) VS 45%(민간연구소)


그런데 최근 말레이계가 말레이시아 자산의 30%를 훨씬 넘는 45%를 소유하고 있다는 주장과 이데 대한 반박이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쿠알라룸푸르를 달구고 있다. 계기는 말레이시아의 비영리 연구소인 ASLI(Asian Strategy and Leadership Institute)가 2006년 초 정부에 건넨 보고서가 뒤늦게 말레이시아 중국계 야당인 민주행동당(DAP, Democratic Action Party)의 포럼에서 인용되면서부터다.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통계 수치가 정확하지 못하다는 주장에서부터, 인종주의 시각으로 조사한 것이라는 반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박이 쏟아졌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까지 가세해 조사 대상 기업체 자체를 잘못 선정했다고 반박했을 정도이다. 정부는 말레이시아주식거래소에 상장된 60000개가 넘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연구소는 고작 1000업체를 대상으로 했고, 공기업을 말레이계로 분류하는 우를 범했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2004년 말 현재 말레이계의 주식 소유비율은 19%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유수의 대학의 UKM과 UPM의 대학 교수들이 “조사를 주도한 집단이 특종 인종과 관련이 있다”거나 “30%가 달성됐더라도 전체 말레이계로 부가 배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식의 다소 모호함으로 ASLI의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종주의 , 통계 비판 등 각종 시각 뒤범벅


물론 이에 따른 비판도 잇따랐다. 주로 중국계와 학자들을 중심으로 통계는 통계로 봐야하고, 통계 자체로 반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아직 큰 반응을 사지 못하고 있다.  NEP는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에 가린 것이다. NEP로 표현되는 말레이계 우대정책이 오히려 말레이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일부 엘리트 말레이계가 NEP의 성과를 독식했을 뿐, 전체 말레이계의 부는 증대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NEP가 Never Ending Plan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일부 종족을 절망하게 만드는 표현이지만, 이런 말이 당연하게 용인되는 게 말레이시아의 분위기이다. 한국의 보수-진보 논의, 지역감정 논의 때마다 이성과 논리의 작동의 감소하듯이 이곳 사람들에게 NEP와 종족 문제는 이성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기 힘든 문제다. 단지 ‘9차 말레이시아 계획’(the 9th Malaysia Plan)이 완성되는 2020년에는 말레이계의 자산 30% 이상 달성 목표가 이뤄지기는 전 종족이 공감하고 있다. 물론 이를 바라는 동기는 다르다. 말레이계는 부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중국계 등은 말레이우대정책이 소멸되는 계기로 작동되기를 바란다. 중국계 저변에는 역시 NEP는 Never Ending Plan이 될 것이라는 자조감이 더 만연해 있는 게 사실이다.


<박종현 기자의 Truly ASia, 말레이시아-merdeka.itviewpoi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