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시장, 이제 싼 물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코트라가 아세안 4개국 시장을 비교해 내놓은 분석이다. 아세안은 최근 급격히 황금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분석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으로 아세안 10개국 중 인구 대국들이다. 2억2000명이 넘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나머지 국가들의 인구도 각기 7000만 명이 넘는다. 이들 4개국의 인구는 약 4억7000만 명으로 아세안 전체 인구 5억7000만 명의 83%에 이른다.


인도네시아는 15년동안 13배의 소비시장 팽창

4개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3300억 달러로 추정되며, 1990년부터 15년간 소비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인도네시아의 소비시장이 이 기간 동안 13배 늘어난 것을 비롯해, 베트남 5배, 필리핀 4배, 태국은 3배 성장했다.


코트라는 4개국을 상징하는 최근 경향도 설명했다. 코트라가 꼽은 최근 경향은 베트남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필리핀의 ‘고급스러움(Luxury)’, 태국의 ‘편리성(Convenience)’, 인도네시아의 ‘안전(Safety)’이었다.


중산층의 변화-고급, 편리, 안전, 엔터테인먼트 추구

그렇다면 코트라의 제안은 무엇일까. 최근 트렌드를 따르라는 게 핵심이다. 신흥 중산층의 취향과 경향에 주목해, 기존의 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이들 국가의 실정에 맞게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코트라는 각국의 트렌드를 반영해 성공한 사례를 예시했다.


먼저 베트남. 엔터테인먼트라는 상징어답게, 온라인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2005년 약 300만 달러에서 올해는 약 5000만 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필리핀 시장은 애플사의 MP3 아이팟이 대변한다. 의사와 간호사, 엔지니어 등으로 일하는 해외 근로자 가족이 신흥 중산층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프랑스 생수 다농 인도네시아에서 전 세계의 12% 소비

편의성으로 요약되는 태국은 콘도미니엄 시장이 크게 팽창했다. 방콕 신흥 중산층의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90% 이상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다농(Danone)의 생수가 많이 팔린 인도네시아 시장은 안전을 우선시하는 신흥 중산층의 경향을 드러낸다. 이 생수는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생산량의 12%가 팔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신흥 중산층은 제품을 구매할 때 포장지의 안전마크와 품질인증마크 표시 등을 세밀히 확인한다.


코트라가 내놓은 아세안 시장 진출에 관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는 아래와 같다.

□ 성공사례

트렌드

제품(브랜드명)

성공 요인

베트남

맥주

(Tiger Beer)

세계적 유명브랜드

부를 상징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광고전략

온라인게임

(Swordsman)

온라인게임시장 선두 진입을 통한 시장선점

필리핀

여성의류

(ZARA)

고급명품 브랜드로 이미지.

필리핀 유명 쇼핑몰과 백화점 입점

남성의류

(Lacoste)

부를 과시하는 브랜드로 홍보

태국

제과점

(Gateaux Hous)

제품 다양성.

편안한 점포 인테리어를 통해 외식이 가능한 제과점

콘도미니엄

(Plus Property)

지하철역 반경 500m~1km범위 내의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콘도미니엄 공급

인니

음료

(Pocari Sweat)

선진국에서 인정받은 안전한 음료 이미지 홍보

경쟁상품인 ‘게토레이’보다 우수한 가격경쟁력 확보


□ 실패사례

국가

제품(브랜드명)

실패 요인

베트남

맥주

(Laser raught Beer)

유통망 확보 실패(진입 당시 이미 맥주 대리점,

식당들이 기존 진출 브랜드와 독점계약 체결 상태)

유아용품

(SEBP Breast Pump)

독점 에이전트 계약으로 수입 상품을 판매했으나,

제조업체측의 광고비 지원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대중매체 광고 소홀

태국

제과점

(Roti Boy)

저렴한 가격 외에 지속적 경쟁우위 원천이 없음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의 부족

인니

패스트푸드점

(Arby's)

브랜드 인지도만을 바탕으로

맥도날드보다 30~50% 높은 가격으로 판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http://merdeka.kr



호찌민과 시클로/이지상 지음/북하우스/1만3800원


베트남은 아세안의 호랑이다. 한국과 맺은 여러 인연으로 우리에게 주목받는 국가이다. 동남아시아 회원국 사이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나라이다. 그 눈길은 10개 회원국들이 자신과 서로에게 보내는 눈길이다. 베트남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에게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고 있다.


아세안의 변화 상징 국가, 베트남

격세지감이다. 동남아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의 눈에 비친 베트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세안은 도미노 이론의 확산을 배경으로 1967년 태동한 국제기구이다. 베트남 때문에 인도차이나를 비롯해 동남아 각국들이 공산화될 것이라는 게 도미노 이론이고 보면 베트남은 아세안의 과거와 현재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나라이다. 공산화를 방비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 아세안.


베트남은 오히려 1995년 아세안에 가입해 공동번영을 추구하고 있다. 아세안에

베트남 주요 지역

서 가장 왕성하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아세안이 이제 그 정치적 영향력을 억제하는 목적에서는 완전히 탈피한 것이다. 동남아 지역에 ‘정치적 기적’이 펼쳐진 셈이다. 거기에 덧붙여 베트남은 경제적 기적을 추구하고 있고, 정도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의 평가가 이를 말해준다.


이 때문에 나는 오래 전부터 베트남을 알고 싶었다. <호찌민과 시클로>는 정도 이상으로 내 관심에 답해주는 책이다.


여행가 이지상은 베트남을 제대로 알려준다. 가볍거나 감정적이지 않게, 묵직하게 베트남을 들려준다. 그리고 반성하게 한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반성을 유도하지도 않는다. 독서에 방해를 주지 않는 정도의 인문적 지리도 습득하게 한다.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들려주는 선이 굵은 여행 이야기는 여행기가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1992년 12월로부터 3개월이 지난 이듬해 3월부터 2005년까지 4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그 변화를 그려준다. 남에서부터 북으로 향하는 형식에다 제각기 다른 시간들을 융합해 냈다.


파병, 호찌민, 묵직한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그들의 속살을 어루만지고 그 아픔을 보듬는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 한국군의 참전을 애써 이해하려는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 그러나 그 분위기에서도 불현듯 불편함을 드러내는 상처의 기억들. 이지상에게 베트남은 시기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달리 읽힌다. 베트남 속살을 만져보지 않은 사람은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호찌민을 바라보는 1990년대의 눈과 2005년의 눈, 그를 기억하는 하노이와 사이공의 서로 다른 기억들. 그의 치우치지 않은 안목이 좋았다. 그리고 베트남을 알기 위해서 여행 전후에 읽었던 책을 언뜻언뜻 언급하는 형식도 좋다. 감각적이거나 감성적이지 않아도, 문제의식을 무겁지 않게 담아낸 책이 주는 매력이 있다.


<밑줄 긋기>
p 191

베트남에 오기 전 읽은 책에서 본 사진들이 생각났다.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에서 온 20대 초반의 앳된 우리 병사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찍은 사진들을 볼 때 가슴이 울컥했다. 나 얼릴 때는 다 큰 군인 아저씨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서보니, 애들이었다.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죽어간 ‘젊은 그애’들이 너무도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p 241

허, 고객이 직원에게 야단을 맞는 꼴이라니. 동유럽이나 중국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공산주의 국가에서 관료, 상점 여직원들의 고압적인 태도는 일상이었다. 인민의 나라라는 곳에서 관료들은 인민에게 군림하는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인민은 늘 주눅 든 표정을 지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 세상, http://merdek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