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18일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만남을 통한 외교 관계 수립 타진설도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4일과 5일 연이어 “나집 라작 총리가 이달 중순 영국 런던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 교황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며 “말레이시아가 가톨릭 등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입장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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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라작 총리-교황 베네딕토 16세 |
말레이시아 총리가 교황과 만나는 것은 거의 10년 만이다. 나집 라작 총리에 앞서 2002년 모하메드 마하티르 당시 총리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만나 중동문제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AP와 AFP 등 외신은 이번 나집 라작 총리의 바티칸 방문에는 말레이시아 가톨릭 지도자들이 동행한다고 밝혔다. 나집 라작 총리는 앞서 6월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종교 갈등을 중재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독교도들이 말레이시아를 이슬람 국가에서 기독교 국가로 바꾸려한다는 보고서가 등장해 종교갈등이 고조되던 시점이었다. 이 보고서 사건을 비롯해 최근 몇 년 동안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 갈등이 점화되는 양상이었다. 지난 2009년 12월 종교법원이 무슬림이 아닌 다른 종교의 신자들도 자신들이 믿는 신을 ‘알라’라고 호칭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말레이시아의 가톨릭교도는 약 85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인구 2800만 명의 9%에 해당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간 이슬람 정당의 반대를 불러올 것을 염려해 바티칸과 외교 관계 수립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외교 관계 수립을 도모한다면, 중국계와 인도계에게 어느 정도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과 외교 관계가 없는 나라는 말레이시아와 중국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16개 국가에 이른다. 같은 이슬람권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은 말레이시아와 달리 바티칸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