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Internal Security Act). 복합민족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에서도 국가보안법은 늘 논쟁의 도마에 오른다.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국가 정체성에 위협을 가하고 안보를 해치는 일에 대해서는 재판 없이 처벌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이나 여행자도 주의를 필요로 한다.


“활용하라고 있는 게 국가보안법”


최근 두 차례의 큰 시위에 골머리를 앓은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가 27일 국가보안법을 적극 집행할 수 있다는 카드를 들이밀었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평화롭고 조화로운 국가 건설에 방해가 되는 일에 국가보안법은 예방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며 “국가보안법을 언제 활용하지는 나 스스로도 모르지만, 국가보안법이라는 법규가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야 할 합당한 순간에는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보궐선거에서도 국가보안법 공방이 펼쳐졌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두 차례의 시위는 11월 10일과 25일 각각 일어났다. 10일에는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며 3만 명이 시위를 펼쳤고, 25일에는 차별 대우를 시정하라며 8000명이 넘는 인도계들이 도심에서 항의 시위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경찰봉으로 시위 군중을 해산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보름 사이 두 차례 대규모 반정부 시위

압둘라 바다위 총리의 국가보안법 언급은 일련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력한 진압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병력을 활용한 것은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인도계의 시위와 관련해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정부는 바람직한 의견은 경청할 것이지만,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요구한다면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보안법 위반 복역자는 100명 넘어

말레이시아에는 100명이 넘는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복역 중인데, 이중 80명 정도는 ‘양심적 이슬람  민병대원들’이다. 법률은 재판 없이 2년 동안 구금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횟수는 무한정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테러에 방비하는 등 국가 안보에 국가보안법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www.merdeka.kr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와 인종 이야기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정당성 여부를 떠나 이 나라의 법이 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이 나라에도 국가보안법이 있다. 한국이야 많이 무뎌졌지만, 이 나라의 국가보안법은 외국인에게도 무서울 정도다. 차이점은 한국은 주로 남북관계와 관련된 문제이지만, 말레이시아는 종교와 종족에 관한 사항이 국가보안법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7일 무사 하산 (Musa Hassan)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에서 보안법과 관련해 밝힌 대목에서도 이 나라에서 국가보안법이 가지는 위치와 상징성이 드러난다. 며칠 전부터 말레이시아에서는 휴대전화와 이-메일을 이용한 문자전송이 일부 언론과 정부의 관심을 끌었다. 내용은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카톨릭으로 개종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은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 이슬람교도가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공식적으로 허가될 수 없는 일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 같은 소문을 전파하는 이들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이슬람 교도의 개종 관련 내용을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전송하면 처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것도 재판 없이 국가보안법을 걸어 바로 적용하겠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일부 카톨릭 신자들은 페락(Perak)주의 한 성당 앞에 모여 정부의 종교 자유불허를 항의했지만 이내 해산됐다.


60%의 말레이계, 25%의 중국계, 10%의 인도계로 이뤄진 말레이시아는 종교 신자 비율도 각기 이슬람, 도교 혹은 불교, 힌두교 등으로 분포돼 인종구도와 비슷하게 반영되고 있다.


<박종현 기자의 Truly ASia, 말레이시아-merdeka.itviewpoi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