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지노는 싱가포르 센토사 리조트 중심부의 크록포즈(Crockfords) 호텔 지하에 들어선다. 약 1만5000㎡(약 4550평) 규모로 2300명이 넘는 종업원이 고객을 맞게 된다. 바카라·블랙잭·포커 등을 즐길 수 있도록 200여 개의 테이블과 500여 개의 슬롯머신이 비치된다. 카지노 개장은 말레이시아의 화교 기업인 겐팅 그룹이 담당했다. 겐팅 그룹은 지난 3년간 약 45억달러(약 5조 원)를 투입해 호텔 6개와 동남아 최초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생태공원 등을 건설해 왔다. 크록포즈 호텔과 하드록(Hard Rock) 호텔 등 4개 호텔은 지난달 20일 개장했고 나머지는 내년까지 개장한다.
연휴 손님을 겨냥해 춘절에 맞춰 카지노가 문을 여는 것도 관심을 사지만, 반세기 가깝게 카지노에 관해선 청정국가였던 싱가포르의 변신이 주목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의 언론이 주목한 것처럼 카니노 영업 허가는 싱가포르에서는 처음이다. 1965년 건국 이후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를 축으로 하는 집권세력은 마약, 매춘과 함께 도박을 엄격히 금지했다. 법규를 어기면 외국인이라도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그만큼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
그런데 그간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기게 됐다. 변화는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총리가 앞장 서 알렸다. 그는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금융과 무역 산업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가 힘들다고 여기고, 관광산업을 보다 획기적으로 키울 방법을 고민했다. 비책은 카지노 영업 허가에서 찾았다. 그때가 2006년 전후였다. 결정 이후 정부는 신속하게 일을 진행해, 4년 만에 세계의 주목을 받는 카지노를 열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여기에 더 규제를 푼다. 4월에 센토사 인근에 완공될 마리나베이(Marina Bay) 리조트에도 카지노 영업장이 들어선다. 이곳 리조트에는 세계 최대 카지노 그룹인 미국의 샌즈(Sands)그룹이 39억 달러(약 4조5000억원)를 투입해 카지노와 컨벤션센터와 국제 페리, 극장 등을 건설하고 있다. 관광과 여행 중심지에 카지노 2곳이 상시로 문을 열게 되는 셈이다. 카지노 영업으로 싱가포르 GDP(국내총생산)가 최대 1%(약 25억 달러)까지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싱가포르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카지노 영업은 나라 밖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겐팅하일랜드를 찾는 싱가포르인들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좀 더 멀리는 중국의 마카오에도 영향을 끼칠 것을 보인다. 카지노가 들어섬에 따라 동남아 각지에 분포한 화교들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이유 하나를 더 얻게 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 안팎에서는 ‘카지노의 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마카오보다는 다양한 이미지를 지닌 카지노를 즐기는 이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화교가 다수인 자국민에 대해서는 카지노 출입을 일정 부문 막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하고 있다. 별도로 70달러(약 8만 원)의 카지노 입장료를 받아 출입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