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화요일. 오전에 다시 ‘암팡’을 찾았습니다. 전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도착한 아침의 암팡은 어젯밤의 그곳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인의 모습도 제법 보이구요. 그러나 한국인이 주로 사는 콘도에는 한국인 목소리가 많이 들려옵니다. 이른 아침부터 초등학교 신입생으로 보일만한 아이 두 명이 놀이를 즐기고 있는 수영장은 이곳에 잔뜩 한국 분위기를 심어놓고 있습니다.


한인회 사무실에 들려 말레이시아 한인 주소록 명부를 한부 받고 속 내용을 살펴봅니다. 깔끔하게 잘 만든 한인주소록에는 이곳에서 사업하는 한국인의 숫자가 제법 많음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대략의 오전 분위기를 살펴보고 한인촌 건너편에 있는 ‘암팡 포인트’라는 몰에서 택시를 타고 이 일대 콘도미니엄을 죄다 둘러봅니다. 공기와 전망이 좋은 골프장 위에 있는 콘도미니엄부터 시작해 10군데 가까운 콘도미니엄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방식은 어제와 같습니다. 콘도미니엄의 수위실로 들어가서 빈 집이 있는지를 묻거나 관리실로 가서 주인 연락처를 챙겨봅니다. 전화를 하니 간혹 “주말에 전화하라” 등 느긋하게 말하는 집주인들이 있습니다.


이틀 동안 20곳의 집을 둘러보니, 대략 개념이 들어옵니다. 당장 얼마 동안 살고 싶은 집과 여건상 살 수 있는 집은 결코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월세 5000링깃(140만원 정도)가 넘는 곳도 있고 월세 1000링깃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어디에서 살 것인가. 일단 시간을 단축하고 집사람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곳에 정착해야겠습니다. 아무래도 그 전에 한국인이 살았던 집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이곳을 알 만큼 안다는 저이지만 말입니다.


오후에는 이곳에서 원단사업을 하는 젊은 사업가를 위해 통역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단 저질러 보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렇게 성공하는 게 아닙니까.” 현지를 저보다 모르면서도 사업을 하고 있는 분들의 용기가 부럽습니다. 저녁 늦게 중국계 친구가 저를 다시 데리러 왔습니다. 자기 집에 다시 가자고 재촉하지만, 불편을 끼치기가 싫습니다. 또 밤에라도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은 제 처지에서는 게스트하우스가 더 낫습니다. 중국 친구 ‘리’가 온 것은 야시장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광장 같은 곳에 각종 물건이 없는 게 없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이곳의 모습이 활기차 보입니다. 특히 이곳을 구성하는 야시장에 모인 사람의 대부분인 중국계의 모습에서 그들이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활했던 모습이 상상됩니다. balipark 


<박종현 기자의 Truly Asia, 말레이시아-merdeka.itviewpoi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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