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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힌두 축제 |
행사의 중심지는 쿠알라룸푸르 외곽에 있는 바투 동굴(Batu Caves). 힌두교도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여행자가 보기에 타이푸삼은 축제라기보다는 고행의 향연이다. 신체에 바늘을 꽂고 맨발로 우유 통을 머리에 이고 사원으로 향하는 행사다. 그렇다고 행사 내내 고행과 고통의 단어만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우선 축제 첫날에는 사원과 신상(神像)을 꽃으로 꾸민다. 이튿날에는 꽃과 신상으로 치장한 은마차 행렬이 쿠알라룸푸르의 스리 마하마리암만 사원을 떠나 바투동굴까지 이어진다. 그 모습이 장관이다. 수천 명의 신도들이 바투동굴까지 함께 걷는다. 4월 초파일 서울 시내에서 펼쳐지는 ‘연등행렬’을 생각하면 된다.
고행의 절정은 마지막 날 펼쳐진다. 수천 명의 신도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행의 예식을 치리는 이들이 수백 명에 달한다. 가느다란 쇠꼬챙이를 얼굴과 손 등 신체에 꽂아 지난 1년의 죄를 사죄한다. 새벽부터 펼쳐지는 이 고행의 시간을 지켜보기 위해 각지에서 신도와 여행자가 몰린다. 감동적인 점은 고통의 의식을 펼치지만, 고행자들이 힘들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점은 또 있다. 많은 이들이 코코넛을 들고 이를 깨부순다. 사람의 머리를 상징하는 코코넛을 깨부수듯,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진정한 자아에 이르자는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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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푸삼 |
부지런한 차남은 고행을 하며 지구를 세 바퀴 돌고 왔다. 이를 본 어머니는 차남을 계승자로 생각했다. 장남은 그 기간에 집에서 머물며 편하게 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장남을 꾸짖었다. 그런데 대답이 현답이었다. “제게 가장 소중한 대상은 어머니입니다.” 똑똑한 장남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어머니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차남은 낙담하고 집을 떠난다. 한곳에 머물고 돌아오지 않는데, 그곳이 바투동굴이다. 차남은 동굴에서 결코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차남을 만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바투동굴을 찾았는데, 그날이 타이푸삼이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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