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구조조정' 반기
유인촌 문화 '체육회·KOC 분리' 재확인
체육회 "통합운영이 세계 추세" 반발

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 체육단체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22일 한국스포츠외교포럼에서 “체육계의 구조조정은 체육인들이 원하는 대로,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하겠다”면서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현재 통합돼 있는데 역할이나 기능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체육회와 KOC의 분리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문화부 산하 체육단체는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협의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있다. 이 가운데 KOC 분리방안에 대해 체육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스포츠 외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적인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체육회는
통합운영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연택 전 체육회장은 “1970년대 체육회와 KOC가 분리됐을 당시 양측의 알력이 너무 심해 다투다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통합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배경을 설명한 뒤 “국제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선진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통합했다”며 문화부의 분리 방침을 꼬집었다.

문화부는 2004년에도 체육회와 KOC 분리를 추진하다 체육계의 반발에 부딪히자 입장을 바꿔 체육회와 KOC를 완전 통합해 대한올림픽체육회로 하자는 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체육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문화부의 의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해 보호받는 KOC를 떼어낸다는 논리와 함께 체육회를 산하 단체로 두고 휘두르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야당 때와 여당 때의 원칙이 수시로 바뀐다면 어떻게 하는가”라며 “업무상 유기적인 협조와 신속한 처리, 중복업무 등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서라도 체육회와 KOC의 통합 운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경정, 경륜, 스포츠토토 등 체육기금 조성 사업을 맡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도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문화부는 사업본부제로 운영되는 경정과 경륜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과 민영화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화부는 체육회와 국체협을 통합해 엘리트체육에 편향된 체육회의 생활체육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과거로 되돌리려는 문화부의 의지와 시행착오를 거쳐 미래 지향적인 방안을 추진하는 체육계의 반발은 당분간 체육계의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편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문화부가 승인을 거부한 체육회
사무총장을 재임명키로 결정해 적지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김 회장은 “문화부가 구안숙 신임 사무총장에 대해 임원 승인을 거부한 것은 체육회 88년 사상 처음이고 일종의 업무방해 행위”라며 “문화부의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2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구 사무총장을 다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유해길·박종현 기자

기사입력 2008.04.22 (화) 22:18, 최종수정 2008.04.22 (화)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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