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거닐면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많은 자가용과 오토바이입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오토바이는 이곳 서민출신 학생들의 실용품인 듯 합니다.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에는 헬멧과 함께 여러 대의 오토바이들이 한나절 공부하러 떠난 주인들을 뜨거운 햇살 아래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뜨거운 볕을 막아주는 나름의 장치들이 있습니다. 여성 이슬람교도들은 얼굴만 보일만큼 머리를 가리고 있고, 오토바이를 타는 친구들은 헬멧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자가용과 버스를 타는 친구들도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고요. 재미있는 것은 양산을 쓰고 캠퍼스를 거니는 상당수의 학생은 대부분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라는 것입니다. 얼굴만 보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가 그들의 출신을 말해줍니다. 이들은 특히 언어학부와 이공계 학부에 많습니다.
말레이학부(APM, Akademi Pengajian Melayu)에서 봤던 많은 이슬람 여성들을 언어학부에서는 그다지 찾을 수 없습니다. 마하티르 수상이 퇴임하기 전에 언급했던 말이 잠시 생각납니다. “(토착원주민인 말레이인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더라도) 말레이 출신들은 외국어를 잘 못해 기업체에서 채용을 꺼린다. 이에 비해 중국계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 선호한다.” 마하티르의 말은 맞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교육정책이 영어 중심에서 말레이어 중심으로 변한 이후 생기는 현상입니다. 학교 행정 일을 처리하다 접하게 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영어를 잘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굳이 말레이어를 써야 이해를 합니다. 말레이어를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은 이해가 됩니다. 우리 상황과 견주어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한자교육과 연관해 말레이시아의 영어교육을 생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한자를 이해하거나 구사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습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한자는 학교에서 중요하게 다뤄졌지만 말입니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www.merdeka.kr
Trackback Address :: http://merdeka.itviewpoint.com/trackback/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