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최근 발표한 ‘2009년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CPI)’ 지수에 말레이시아도 아파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부패인식지수(CPI·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기업인 등 전문가들이 바라본 한 나라의 공공부문 부패 정도를 나타낸다. 0∼10점으로 나표현된다. 올해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10점 만점에 5.5점이었다. 0은 무결점, 10점은 최고의 부패지수다. 지난해의 5.6점보다 0.1점 하락했고, 순위는 전체 180개국 중 40위에서 39위로 조금 올랐다. 브루나이, 오만 등이 한국과 함께 39위에 이름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한국으로서는 만족할 상황이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56위였다. 지난해 47위보다 미끄러졌다. 몇 해 전 한국보다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한참 뒤쳐졌다. 말레이시아 여야 입씨름도 심하다. 야당은 “국가적 수치”라며 날을 세웠다. 부패와 전쟁을 선언한 나집 라작 총리의 횡보가 말장난이며, 표를 얻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길거리의 경찰관에서 현금을 제공하는 게 예사고, 공사 계약 건에 천문학적인 리베이트가 오간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있다. 그나마 나집 라작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65%이지만, 정부의 반부패전쟁과 권력남용에 대해서는 74%의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전문가 집단의 우려는 더 심했다.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 이번에 순위가 미끄러진 나라는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유일했다. 아세안의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처지에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부패의 상징국가와도 같았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26위에서 올해 111위로 상승했다. 말레이시아로서는 부러운 대목이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안정적인 통치기반을 확보하면서 반부패 전쟁이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현지 칼럼리스트는 한때는 한국보다도 순위가 높았는데, 이제는 비교할 수도 없다며 말레이시아 상황을 비판했다.
그도 그럴게, 올해 순위는 1995년 23위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자연히 경고음을 내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이미지 실추와 외국인 투자 감소를 우려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여당이 전문가 집단은 물론 일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실천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은 그래서 나온다.
박종현 기자의 독립세상 www.merdek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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