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이 퍼랬던 1960년대에서 1980년대를 살아낸 분들이라면 ‘메르데카 컵 국제축구경기’를 기억할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알 샤 경기장에서 전해오는 방송사 앵커의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메르데카컵이 열리고 있는 알 샤 경기장입니다.”라는 멘트를 기억할 것이다. 습기를 가득 먹은 우울함이 전신을 적시고 있는 때 축구경기는 순간을 잊을 수 있는 오락꺼리였다고 기억하는 분들이 많더군요.(사족, 현지인들은 메르데카 대신 머르데카라고 부릅니다.)
말레이시아 독립을 기념해 창설된 메르데카 컵Meredeka cup)은 태국의 킹스컵, 한국의 대통령배와 더불어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친선경기대회였습니다. 아직 세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고, 축구와 일부 종목만이 스포츠 경기로 인식될 때 이 3개 대회는 온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세계적 수준에 오른 한국이 대표를 파견하지 않고 있지만, 10번이 넘는 우승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지요. 박치기 대왕 김일이 나오는 레슬링이나 외화 타잔처럼 다방과 동네 사무소에서 모여 함께 시청하던 모습이 일상의 하나였을 정도였답니다. 또 다른 많은 분들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통해 대회 소식을 전해 듣기도 했지요. 물론 우승을 하고 돌아오면 공항에서부터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국민적 일체감을 확인했지요.
그 추억의 대회가 제38회째를 맞이해 올해도 말레이시아에서 열렸습니다. 물론 한국은 참가하지 않았지만요, 말레이시아 언론과 국민이 이 대회에 보여준 관심은 여전한 듯합니다. 이번 대회는 주최국 말레이시아와 인접국인 태국과 인도네시아, 미얀마가 토너먼트 대결을 펼쳤습니다. 우승팀은 미얀마로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2대1로 이겼네요.
이 우승으로 미얀마는 1964년, 1967년(한국과 공동우승), 1971년에 이은 4번째 우승이라고 합니다. 우승상금으로 1만 달러, 즉 1000만원이 약간 안 되는 금액이 책정됐다고 하는데, 축구경기 우승팀이 받기에는 많지 않은 금액으로 보입니다. 준 우승팀은 5000달러를 받네요.
세계 랭킹 164위 미얀마가 111위 태국, 146위 인도네시아, 148위 말레이시아 대신 우승을 차지한 것이지요. 인도네시아는 1961년, 1962년, 1969년 3차례 대회 우승컵을 안았습니다.
bal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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