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화요일>
머물고 있는 연구소에서 화보 촬영이 있었다.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잡지의 사진 컨텐츠 확보를 위해서 연구소에 있는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말라야 대학교의 각 대학원과 아카데미에서 외국인들을 부른 듯하다.
평상시 보지 못했던 외국인들이 연구소에 넘쳐난다. 일부는 대학원 행정지원팀에서 일부는 대학 교수의 추천으로 연구소를 찾았다고 한다. 대부분은 이슬람을 믿는 국가에서 온 연구자들이다. 이란과 이라크, 나이지이라에서 온 사람들이 유독 많았던 듯싶다. 30살 넘은 연구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 혹은 실재보다 좋게 보이게 하려는 습성은 이곳 말라야 대학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하기야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의 얼굴을 실어 국제화된 모습으로 그려낸다면 다음 년도에 이곳 연구소에 지원자가 몰릴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오기 전에 연구소의 소개 책자를 본 적이 있었다. 국제화는 다 이룬 듯한 그 설명에 절로 부러운 생각마저 들었는데, 실상이 이랬다니 가슴 한쪽에서 허무함이 밀려온다. 있는 대로만 보이면 좋을 텐데. 서글픈 생각이 들고, 다음 년도 지원자들에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항의 아닌 항의를 해봤지만 허사했다.
오히려 자료실에서 신문과 원서로 된 책을 보는 것으로 그들의 촬영에 순순히 협조하고 말았다. 이튿날 모델 출연료라며 학교 당국자가 건넨 20링깃의 거대한 금액(?)이 날보고 웃고 있었다. 20분 촬영협조에 5000원의 거금이라면 나쁘지 않은 아르바이트였다고 생각해야 할까?
<박종현 기자의 Truly ASia, 말레이시아-merdeka.itviewpoi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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