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소피아 “한국 홍보대사 됐어요”

KBS ‘미수다’ 출연 말레이시아인 소피아 리자

삼계탕·비빔밥 등 한국 음식 잘 소개하고 싶어

“우리나라로 생각하는 한국을 맘껏 알리고 소개하고 싶어요. 10월 중순 말레이시아 관광객들과 함께 일주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거든요.”

KBS 예능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미수다)에서 똑똑한 출연자로 이름을 알렸던 소피아 리자(사진). 지난 3월 고국으로 돌아간 그녀가 한국 홍보대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여행사들과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가 힘을 합해 ‘소피아와 함께하는 한국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한국에 가서 삼계탕과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잘 소개하고 싶어요. 또 한국의 가을은 많이 아름답잖아요. 말레이시아인들도 좋아할 거예요.”

소피아는 지난 2월 방송에 마지막으로 출연했다. 그날 그녀는 말레이시아로 돌아간다며 눈물을 흘렸다. “귀국해서 사람들이 한국이 어떤 나라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녀는 긴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요.” 울먹이면서 간신히 토해낸 말의 전부였다. 소피아의 말에 시청자도 울었다. 5년 동안 거주하면서 한국을 ‘우리나라’로 여겼던 소피아가 고마워서였다.

한국을 떠난 지 5개월째이지만 그녀는 아직도 ‘한국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을 ‘우리나라’라고 여겼던 그녀가 한국을 잊기는 어려웠을 터. 한국과 연관된 일을 하는 것은 그녀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선택이었다. 직장으로 선택한 곳은 말레이시아 LG법인. 소피아가 ‘우리나라 기업체’인 LG에서 일하는 보람은 남다르다.

그녀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공원과 음식점에서 만났다. 연방 웃으며 즐거워한다. “한국말 많이 까먹었어요. 어려운 단어는 이제 잘 모를 정도예요. 한심하지요?”. 한심하긴. 여전히 밝고 쾌활한 그녀의 목소리에 기분이 다 좋아진다.

“한국에 대한 그리움도 많고, 5년간의 경험을 살리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연결하는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LG는 역동적인 회사잖아요. 말레이시아에서는 삼성보다 덜 알려졌고, 그래서 더 힘차게 일할 수 있어요. 회사에서도 기회 되면 말레이시아인들과 함께 한국을 찾도록 배려도 해주고 있고요.”

그러나 고민도 많다고 한다. 회사에서 영어를 사용해서다. 함께 근무하는 말레이시아 사원들이 한국어를 못 알아들어서, 영어가 ‘회사의 공용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소피아로서는 한국어를 접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그래서 한국어로 된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글을 읽는다.

그녀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뽑은 장학생이었다. 동방정책은 말레이시아가 서양이 아닌 한국과 일본을 통해서 배우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정책이다. 그녀는 한국어는 물론 ‘한국’에 푹 빠져 있다.

“한국 사람은 정(情)이 많잖아요. 영어로 표현할 정확한 말이 없지만, 저는 정을 알아요. 제가 정을 나누는 ‘한국 이모’도 있어요. 한국에서 유명해지기 전에 강릉으로 놀러갔는데, 그때 저를 많이 도와준 분이 있어요. 지금도 이모라고 부르면서 연락하고 있는 걸요.”

출신 성분이 다르지만, 마음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귀화인 이참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고 알려줬다. 한국을 진정 사랑한다면 고언도 좀 들려 달라고 했다. “별로 없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출신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것 같아요. 안 좋은 것 같아요. 다들 좋게 대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괜찮다”고 하는데도, 굳이 자신의 차에 태워 숙소에 데려다 준다. CD를 틀자, 한국 노래가 흘러나온다. 흥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한국의 20대 여성과 빼닮았다. 오래 떠나 있어서인지, 쿠알라룸푸르 지리를 잘 모를 지경이라고 한다. 운전하던 소피아가 그날 10분 넘게 한곳에서 헤맨 것을 보니, 그냥 하는 말은 아닌 듯하다. 그녀의 가슴과 머리에 한국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 저지른 실수는 아니었을까.

쿠알라룸푸르=글·사진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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