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연간 수백만 달러인) 각료들의 연봉을 삭감하겠습니다.”
5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해온 인민행동당(PAP)을 맞아 노동당 등 야당이 사상 최고의 선전을 펼친 싱가포르 총선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국부(國父)이자 초대 총리를 지낸 리콴유(李光耀)) 선임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한 데 이어, 그의 장남 리센룽(李顯龍) 총리는 세계 최고 수준인 내각의 봉급을 줄이겠다고 21일 밝혔다. 리센룽 총리의 발언은 새 각료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직후 전해졌다. 정부는 각료들의 동의를 얻어 급여를 재검토할 위원회를 꾸렸다.
내각 봉급 삭감 방침은 지난 7일의 총선 결과를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 여당의 부진에는 상승 일로의 집값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노동 여건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각료들의 상황과 비교해, 서민의 삶이 팍팍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세기 가까이 집권해온 인민행동당은 그동안 최고 엘리트를 끌어들이고 부정부패 방지 명분을 내세워, 공무원의 월급을 사기업 최고 수준보다 높게 책정해 왔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장관들은 2009년 기준으로 157만∼304만 달러(약 14억∼2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모두 수십 억 원의 고액 연봉을 받은 셈이다.
지난 7일 총선에서 인민행동당은 득표율에서도 60.1%를 기록해, 지난 2001년(75%)과 2006년(67%)에 비해 지지율을 15%포인트, 7%포인트 가까이 까먹었다. 다행히 ‘집단대표선거구제도’라는 독특한 선거제도로 전체 87석 중 인민행동당은 81석을 차지했다. 야당인 노동당에 6석만을 내줬지만 야당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집단대표선거구제도’는 인접한 선거구들을 묶어 큰 선거구(블록)를 만들어 4~6명의 후보가 한 패키지로 출마해 최다득표를 하면 모두 당선(winner-take-all)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