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쟁의 싸움터일 뿐"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고낭비 등의 이유를 들며 보궐선거 무용론을 제기했다. 나집 라작 총리는 야당 의원의 사임으로 촉발된 보궐선거에 “연립여당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궐선거는 안와르 이브라힘의 ‘정의당’ 소속 의원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사임해 이뤄지게 됐다. 선거일은 이른 시일 안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말레이시아 ‘선데이 스타’가 인용한 발언에 의하면 나집 총리는 “(야당 의원의 사임과 보궐선거는) 야당의 정치적 음모일 뿐이며, (보궐선거로 인한 비용 발생은) 필연적으로 국고 낭비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집 총리는 4월 말에 연립여당 지도자들과 회동에서 보궐선거 불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선거 보이콧은 있을 수 있으나, 여당이 보궐선거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치쟁점화를 시도하는 야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고, 경제위기 극복에 치중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짐작 못 할 바도 아니다. 나집 총리의 발언은 야당의 적극적인 ‘정치 논쟁의 장’에 여당의 얼굴을 감추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2008년 3월 총선 이후 지금까지 보궐선거는 모두 다섯 차례였다. 여야 각축장으로 변한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나집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치른 지난 4월 7일 보궐선거에서도 여당이 패배했다.
나집 총리는 “우리는 선거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야당 의원의 사임은 (보궐선거를 통한 정국 주도권 확보를 노린) 정치적인 음모일 뿐”이라며 “보궐선거는 국고를 낭비하는 것이므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선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집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안와르 이브라힘 정의당 총재는 선거 경비 절감과 과열 방지를 위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선 이후 다섯 차례의 보궐선거 중 2차례는 야당의원의 사임으로 발생했고, 3차례는 현역 의원의 사망으로 이뤄졌다. 다섯 차례의 보궐선거로 9억3000만 달러의 예산이 집행됐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기사입력 2009.04.19 (일)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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